넥센 쉐인 스펜서 2군 감독(44)은 1998년부터 2004년까지 메이저리그 뉴욕 양키스, 클리블랜드, 텍사스, 뉴욕 메츠에서 뛰었다. 빅리그 통산 538경기에서 타율 0.262, 59홈런, 242타점의 성적을 거뒀다. 1998년 양키스에서 월드시리즈 우승을 경험했고, 2003년 텍사스에서는 박찬호와 한솥밥을 먹었다. 2001년 월드시리즈에서 김병현(현 KIA)과 맞대결한 바 있어 한국 팬들에게도 익숙하다. 그랬던 그가 올해부터 넥센 2군 감독(필드 코디네이터)으로 부임해 유망주 육성에 힘을 보탠다. 그는 “넥센의 제안을 받자마자 매우 흥분했다.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고, 느낌이 좋았다”며 웃었다.
22일 오전 화성베이스볼파크. 스펜서 감독은 선수들에게 첫인사하며 “넥센에서 일하게 돼 기쁘다. 나를 비롯한 코치진은 우리가 아닌 여러분을 위해 왔다. 우리는 가족이다. 소통하면서 좋은 결과를 얻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선수들은 스펜서 감독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 귀를 쫑긋 세웠다. 스펜서 감독은 잠시 후 “야구를 즐기자. 여러분이 나를 많이 괴롭혀줬으면 좋겠다”며 “곧바로 개별 면담을 하겠다. 장단점을 파악하고, 서로 알아가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다”며 말을 맺었다.
2014년 이후 2년 만에 지도자로 돌아온 브랜든 나이트(40) 2군 투수 코디네이터도 “내게 묻고 싶은 게 있다면 언제든 다가오길 바란다. 소통하는 코치가 되고 싶다. 야구든 인생이든 어떤 질문도 받아들일 것”이라며 스펜서 감독의 말에 거들었다.
스펜서 감독은 이후 2년간 일본 한신에서 뛰고 은퇴를 선언했다. 2008년부터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다. 2012년까지 샌디에이고 산하 싱글A 레이크 엘시노어,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미국 독립리그 소머셋에서 타격코치로 선수들을 지도했다. 그는 “내가 미국에서 코치 생활하면서 얻은 경험을 전수해주고 싶다. 모든 분야에서 선수들이 발전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단순히 훈련 시간만 늘린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며 “나름대로 계획을 짰지만 선수들을 파악하기 전까진 구체적인 훈련 방법을 정할 수 없다. 선수 파악이 우선이고, 내 생각에 맞춰 나가는 것은 다음 단계다. 베테랑과 젊은 선수들 모두 지도해봤으니 팀 방향에 맞춰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스펜서 감독이 가장 중요시하는 것이 바로 소통이다. 그는 “개별 면담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마이너리그 코치 시절에는 선수들이 많은 질문을 하진 않았다”며 “코치의 주문을 이해하지 못하면 무조건 질문해야 한다. 대화를 통해 하나씩 풀어가다 보면 그만큼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고 말했다.
넥센 2군에는 ‘될성부른 떡잎’이 많다. 알을 깨트리고 나오기 위해 몸부림치는 젊은 선수가 여럿 있다. 이들을 1군 선수로 만드는 것이 스펜서 감독의 역할이다. 스펜서 감독의 ’소통 리더십‘은 절실함으로 가득한 2군 선수들에게 특효약일 수 있다. 그는 “선수들과 소통을 잘하는 지도자로 기억되고 싶다”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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