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은 지난 3년간(2013∼2015시즌) 단 한 번도 팀 홈런 1위를 놓친 적이 없었다. 화끈한 공격야구는 넥센의 상징과도 같았다. 그러나 올해부터는 아기자기한 ‘디테일 야구’로 색깔이 바뀔 듯하다.
박병호(미네소타·2015시즌 53홈런), 유한준(kt·23홈런)이 떠났다. 76홈런을 합작한 중심타자 둘의 이탈은 뼈아프다. 새 외국인타자 대니 돈에게도 40∼50홈런을 기대하진 않는 눈치다. 전지훈련지(미국 애리조나)에 상주 중인 구단 관계자는 “구체적인 평가를 하긴 이르지만 콘택트 능력은 좋다”고 귀띔했다. 홈런 감소는 피할 수 없다. 그렇다고 마냥 손놓고 있을 수만은 없다.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한다. 넥센 염경엽 감독도 발 빠르게 변화에 대응하고 있다.
승리 방정식은 ‘뛰는 야구’다. 한 감독은 “한 이닝에 3안타를 쳐도 득점에 실패할 수 있다. 그렇다면 뛰는 야구로 득점 확률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한 베이스 더 가는 야구가 득점 확률이 높은 것은 당연하다. 뛸 수 있는 자원이 많다는 것은 희망요소다.
지난해 나란히 20도루 이상을 기록한 고종욱, 김하성(이상 22도루), 전문 대주자 요원 유재신(10도루)은 물론 이택근, 임병욱, 김민성도 주력이 뛰어나다. 지난해 십자인대 부상으로 9도루에 그친 서건창은 2012년부터 2014년까지 113도루를 기록한 빠른 발의 소유자. 정상 컨디션이라면 도루왕 타이틀도 노려볼 만하다.
넥센은 지난해 팀 도루 100개로 이 부문 8위에 그쳤다. 올 시즌 목표한 5강 진입을 위해선 지난해 도루 개수에서 최소 30개는 늘려야 한다. 염 감독이 이번 애리조나 전훈에서 주루·수비훈련의 비중을 80%(타격 20%)까지 늘린 이유다. 지난해에는 주루·수비 60%, 타격 40%의 비중으로 훈련을 진행했다. 염 감독은 “공격력이 떨어진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면서도 “중심타자가 빠져나간 공백을 메울 방법은 주루와 수비다. 디테일을 챙기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