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시즌 kt 마운드의 운명을 짊어진 외국인투수 3총사가 불펜피칭으로 선을 보였다. 21일(한국시간) kt의 스프링캠프지인 미국 애리조나 투산의 키노 스포츠콤플렉스에 합류한 요한 피노(33), 트래비스 밴와트(30), 슈가 레이 마리몬(28)은 26일 처음으로 불펜피칭을 진행했다. 국내투수들은 22일부터 하프피칭이 아닌 정상투구로 불펜피칭을 시작했고, 이들 3총사도 이날 40개씩 실전처럼 포수를 홈 플레이트 뒤에 앉힌 상태에서 투구했다.
3명 중 가장 많은 70만달러에 계약한 피노는 명성대로 정교한 제구력을 과시했다. 평균 구속은 140km대 초반이지만 투심패스트볼, 체인지업, 커브, 슬라이더 등 다양한 구종을 포수가 원하는 코스로 던지며 매우 안정적인 투구 밸런스를 보여줬다. 피노는 “약 3개월 동안 공을 던지지 않고 어깨를 충분히 쉬게 해줬다. 오늘 느낌은 아주 좋다. 변화구 컨트롤도 매우 만족스럽다”고 밝혔다.
60만달러에 계약한 마리몬은 불펜피칭 후 공을 받은 포수 출신 심광호 전력분석팀 과장에게 먼저 다가가 “오늘 투구를 평가해달라”며 적극적인 태도를 보였다. 심 과장이 “직구의 힘이 좋았다. 체인지업의 각도 괜찮았다. 아직 슬라이더는 완벽하지 않았지만, 첫 번째 불펜투구다. 앞으로가 기대된다”고 말하자 진지하게 경청하며 고마움을 표현했다.
KBO리그에서 23경기 14승4패를 기록한 경력을 지닌 밴와트는 한결 여유 있게 불펜피칭을 마친 뒤 “기분 좋은 출발이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들의 불펜피칭을 지켜본 이용철 KBS 해설위원은 “아직 첫 날이고 외국인투수의 특성상 전력투구는 아니었겠지만, 3명 모두 홈 플레이트 양 끝에서 종으로 떨어지는 변화구를 갖고 있다. KBO리그에서 위력적인 결정구로 사용할 수 있는 공이다”고 평가했다. 정명원 kt 투수코치는 “밴와트에게는 15승 이상을 기대하고 있다. 팀의 에이스 역할을 해줬으면 좋겠다. 다른 투수들도 모두 10승 이상씩을 올려줬으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이들 모두는 우완투수지만 스타일에는 차이가 있다. 피노는 마이너리그 310경기에서 9이닝 평균 4사구가 2.23개에 불과했고, 메이저리그(2014년 11경기·2015년 7경기)에서도 9이닝 평균 4사구가 1.91개였을 정도로 제구력이 빼어나다. 시속 150km 이상의 강속구가 없어 메이저리그에 안착하지 못했지만, 올해 정교한 투구로 KBO리그에 도전한다. 밴와트는 2014년 SK에서 활약할 당시 직구 평균 구속이 145km 수준이었다. 긴 이닝 동안 힘 있는 직구와 커브, 슬라이더로 타자들을 상대하며 호성적을 거뒀다. 마리몬은 평균 구속 140km대 후반의 힘 있는 직구를 구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