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맨유 ‘감독 구인광고’ 내나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월 27일 03시 00분


英가디언 “판할, 사퇴 의사 밝혀”… 구단은 선수 동요 우려 잔류 설득
언론들 “긱스 코치가 안정적 대안”… 첼시서 경질된 모리뉴도 감독 원해

프로 스포츠 감독은 흔히 ‘독이 든 성배’로 불린다. 그중에서도 으뜸을 꼽으라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의 명문 구단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의 사령탑이다. 정상급 선수들이 모인 데다 구단 지원도 EPL 최고 수준이어서 축구 감독이라면 누구나 탐내는 자리다. 그러나 3조 원이 넘는 구단 가치를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성적에 대한 부담도 크다. 특히 리그 13회 우승을 이끈 뒤 2013년 은퇴한 ‘명장’ 알렉스 퍼거슨 감독의 그림자를 지우는 것은 맨유 감독의 가장 큰 과제다. 맨유 감독직 구인광고가 날 때마다 전 세계 축구팬들의 관심이 집중되는 이유다.

퍼거슨 감독의 후임자였던 데이비드 모이스 감독은 1년도 안 돼 성적 부진으로 짐을 쌌다. ‘왕조 재건’을 외친 루이스 판할 감독도 리그 성적 부진(5위)과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탈락 등으로 팀을 떠날 운명에 처했다. 영국 가디언은 “판할 감독이 24일 사우샘프턴과의 안방경기에서 패한 뒤 구단에 사퇴 의사를 밝혔다. 그러나 맨유 수뇌부는 ‘가족과 먼저 상의해 보라’며 사퇴 요구를 일단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25일 보도했다.

맨유가 감독 교체를 쉽게 결정하지 못하는 데는 판할 감독이 떠날 경우 후폭풍이 거세기 때문이다. 2년 전 판할 체제가 시작된 뒤 맨유는 앙토니 마르시알(이적료 653억 원), 멤피스 데파이(이적료 359억 원) 등을 거액을 들여 영입했다. 자신을 영입한 감독이 떠나면 주축 선수들이 동요할 가능성이 크다.

이 때문에 일부 영국 언론은 맨유가 이번 시즌은 판할 감독 체제를 유지하고 5월 시즌 종료 뒤 본격적인 새 감독 찾기에 나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 경우 맨유 사령탑을 노리는 감독들의 적극적인 구애가 펼쳐져 유럽 축구계에서는 감독들의 ‘맨유발(發) 연쇄이동’이 일어날 수 있다.

하지만 팬들의 비난이 거센 만큼 맨유가 시즌 중 판할 감독을 경질할 가능성은 여전히 열려 있다. 맨유가 140억 원의 연봉을 주고 야심 차게 영입한 판할 감독마저 쫓겨날 조짐을 보이자 ‘포스트 판할 찾기’에 나선 영국 언론의 보도 경쟁도 구단의 빠른 결단을 부추기고 있다.

맨유의 차기 감독으로는 라이언 긱스 맨유 코치와 조제 모리뉴 전 첼시 감독이 떠오르고 있다. 영국 언론은 “판할이 사퇴할 경우 맨유 선수들을 가장 잘 알고 있는 긱스가 안정적 대안”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긱스 코치는 24년간 맨유에서 선수로 뛰었다.

첼시에서 경질된 모리뉴 감독도 현역 복귀와 명예 회복을 위해 맨유 감독을 원하고 있다. 영국 더타임스는 “모리뉴가 자신이 맨유의 차기 감독이 될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고 25일 전했다. 모리뉴 감독은 이른 시일 내에 감독직 복귀를 원한다고 밝힌 만큼 판할 감독의 사퇴가 확정되면 맨유와의 협상에 속도가 붙을 가능성이 크다. 영국 메트로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맨유 팬의 44%는 모리뉴를 새 감독으로 원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같은 조사에서 긱스는 39%의 지지를 얻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맨유#감독#판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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