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 챔피언십에 출전하고 있는 한국 축구 올림픽대표팀의 신태용 감독(46)은 K리그 간판 공격수 출신이다. 1992년부터 13년 동안 통산 401경기에 출전해 99골, 66도움을 기록했다. 신인왕, 최우수선수(MVP) 2회, 득점왕 1회 등 수상 경력도 화려하다.
반면 일본 축구 올림픽대표팀의 데구라모리 마코토 감독(49)은 미드필더 출신으로 무명에 가깝다. 1986년부터 직업 선수로 뛰었지만 실업 2부에서 4골을 넣은 게 전부다. 1993년 출범한 일본 프로축구에는 가보지도 못하고 1995년 28세의 젊은 나이에 은퇴했다. 1992년 소속 팀에서 방출된 뒤 빠찡꼬와 경마에 빠져 전 재산을 날리기도 했다.
하지만 지도자로서는 달랐다. 2008년 J2리그 베갈타 센다이 감독을 맡은 그는 2009년 팀을 J2리그 우승으로 이끌었다. 이듬해 J1리그로 승격한 베갈타 센다이는 2012년에는 J1리그 2위까지 올랐다. 그가 2000년대 초반 오이타에서 코치로 일할 때 같은 팀의 육성부장이었던 황보관 대한축구협회 기술교육실장은 “공부를 아주 열심히 하는 지도자로 일본 축구계에서 수비를 강조하는 대표적인 지도자”라고 말했다.
두 감독의 스타일은 팀에 고스란히 녹아 있다. 신 감독은 올림픽대표팀 사령탑을 맡은 뒤 공격 축구를 강조해 왔다. 백패스를 줄이도록 하고 대신 전진 패스를 강조한다. 수비형 미드필더도 한 명만 배치한다. 데구라모리 감독은 수비형 미드필더로 2명을 활용한다. 수비진이 공격에 가담하는 것도 꺼린다. 일본은 이번 대회 준결승까지 5경기에서 2실점했다. 그 실점도 페널티킥과 코너킥 상황에서 허용했다. 한준희 KBS 해설위원은 “일본은 뚜렷한 에이스가 없지만 선수들의 기량이 고르다. 조별리그부터 선수 교체가 활발해 체력적으로 안정돼 있다. 세트 플레이도 수준급이다. 하지만 준결승에서 이라크가 힘과 속도로 밀어붙이자 고전했고 조직력에 비해 힘이 약하다. 이 점을 공략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 올림픽대표팀은 일본과의 역대 전적에서 6승 4무 4패로 앞서 있다. 친선경기를 제외하면 5승 무패로 압도적이다. 이번에 이기면 국제대회에서 일본을 상대로 6연승을 달성한다. 나란히 4골을 터뜨린 권창훈(수원), 문창진(포항)이 5골의 아흐메드 알라엘딘(카타르)을 제치고 득점왕에 오를 수 있을지도 관심거리다. 신 감독은 “선수 시절 한 번도 일본에 진 적이 없다. 이번 경기에서도 꼭 이겨 우승으로 대회를 마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과 일본의 결승전은 30일 오후 11시 45분 카타르 도하의 압둘라 빈 칼리파 스타디움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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