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온 기둥역할 한 헤인즈 대체선수… kt, 부상당한 심스 후임으로 전격영입
오리온, 존슨 나간후 2연패 흔들… 7위 kt는 6강 PO 진출 희망 살려
나왔다 하면 더블더블급 활약은 기본이었다. 무릎 부상을 입기 전까지 애런 헤인즈(35·199cm)는 경기당 평균 26.8득점, 9.4리바운드, 4.3어시스트를 기록하며 오리온의 ‘돌풍’을 이끌었다. 오리온은 그가 부상으로 빠지기 전까지 18승 3패(승률 0.857)로 승률 1위를 달렸다.
하지만 헤인즈 돌풍은 지난해 11월 15일 멈췄다. 안방 고양체육관에서 KCC 전태풍의 슛을 막기 위해 점프했던 헤인즈가 무릎을 감싸고 쓰러졌다가 다시 일어나지 못하면서부터다. 그를 대신한 건 소속 팀이 없어 미국 집에 머물고 있던 제스퍼 존슨(33·196cm·사진)이었다. 존슨은 헤인즈의 일시 대체 선수 자격으로 1년여 만에 다시 한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국내 프로농구 순위 싸움의 중심이 될 존슨 효과의 시작이었다.
11월 28일 그저 ‘헤인즈 대체 선수’로 여겨졌던 존슨은 헤인즈 못지않은 활약으로 팀의 든든한 기둥이 됐다. 존슨은 골밑을 책임지면서도 3점슛 성공률이 50%에 달해 외곽 공격에도 능하고 패스 능력도 뛰어나다. 이러한 존슨의 내외곽 플레이는 돌파력이 좋은 조 잭슨의 공격과 시너지 효과를 냈다. 존슨은 오리온에서 치른 최근 10경기에서 팀이 7승을 거두는 동안 평균 15.3득점, 5.6리바운드, 3.6어시스트로 활약했고 오리온은 45일 만에 1위 자리를 되찾았다.
팀에 녹아든 존슨의 플레이를 눈여겨본 추일승 오리온 감독은 아예 헤인즈 대신 존슨을 데리고 잔여 시즌을 치를 결심까지 했을 정도였다. 하지만 kt가 부상을 입은 코트니 심스(33·211cm)의 대체 선수로 존슨 영입 의사를 밝혀 추 감독의 계획은 어그러졌다. 두 팀이 같은 외국인 선수를 원할 경우 지난 시즌 순위의 역순으로 우선권이 주어지기 때문이다. 지난 시즌 5위였던 오리온은 결국 지난 시즌 7위 kt에 존슨을 보내줄 수밖에 없었다. 지난달 30일 존슨이 부산으로 떠난 뒤 오리온은 공동 1위에서 2위로 내려앉았고 2연패에 빠졌다.
추 감독은 2주 정도의 재활 기간이 더 필요하다고 진단을 받은 헤인즈의 복귀를 앞당길 생각이지만 부상 재발을 막기 위해 출전 시간을 크게 늘리지는 않을 생각이다. 남은 시즌 존슨과 함께 1위 고지를 지키려고도 했던 오리온은 kt의 갑작스러운 존슨 영입으로 3위 KCC의 반경기 차 추격을 걱정하는 처지가 됐다.
반면 kt(7위)는 존슨과 함께 6강 플레이오프 진출을 위한 마지막 승부수를 띄우겠다는 각오다. 존슨 영입을 발표한 지난달 30일 kt는 박빙의 승부 끝에 6위 동부를 꺾고 연패를 탈출했다. kt는 존슨의 친정 팀이기도 해 존슨의 적응도 빠를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11월 25일 이후 한 번도 6위에 오르지 못했던 kt가 ‘존슨 효과’에 힘입어 플레이오프 티켓을 딸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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