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프로농구 KGC는 올 시즌 모션 오펜스를 사용하고 있다. 모션 오펜스는 볼을 잡은 선수 외에 4명이 볼 없는 움직임과 스크린을 통해 공격 기회를 찾는 전술이다. 지난 시즌까지 전창진(53) 전 KGC 감독이 이끌던 kt가 이를 사용해왔는데, KGC로 자리를 옮기면서 그 컬러를 그대로 가져갔다.
전 전 감독이 갑작스레 팀을 떠나고 김승기(44) 감독이 KGC 지휘봉을 잡았지만, 모션 오펜스 위주의 공격 방식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끊임없이 움직이다보니 자연스럽게 스윙맨(슈팅가드·스몰포워드)들의 비중이 높아지는 반면 빅맨(파워포워드·센터)들이 볼을 잡고 포스트를 공략할 기회는 줄어든다.
kt는 모션 오펜스가 잘 어울리는 팀이었다. 주포가 슈터 조성민(33)이기 때문이다. 조성민은 빅맨들의 스크린을 받아 볼 없는 움직임을 통해 공격 기회를 만들었다. 현재 KGC에선 이정현(29)이 조성민의 역할을 소화하고 있다. 그는 올 시즌 평균 14.8점을 기록하며 팀의 주요 공격 옵션이 됐다.
그러나 스윙맨이 주 공격 옵션이 되다보니 득점 기복이 심하다. 이정현의 슛이 터지지 않으면 팀 공격 자체가 침체된다. 이정현은 최근 6경기 중 단 1경기에서만 두 자릿수 득점(1월 23일 삼성전 10점)을 올렸는데, 이 기간 중 KGC는 단 한 번도 80점대 득점을 기록하지 못했다. 김 감독은 “경기력이 좀처럼 유지되지 않는다. 2연승까지는 하는데, 3연승이 안 된다”고 답답해했다.
KGC에는 오세근(29)이라는 정상급 빅맨이 있다. 그는 모션 오펜스 적응에 어려움을 겪는 와중에도 평균 12.3점·7.6리바운드를 기록 중이다. 그러나 장기인 포스트업 빈도가 줄면서 능력을 100%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모션 오펜스를 유지하자니 안정성이 떨어지고, 안정적인 포스트 득점을 위해 오세근의 비중을 높이자니 시즌 내내 유지해온 틀을 바꿔야 하는 상황이다. KGC가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모션 오펜스 딜레마에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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