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KIA는 지난해 윤석민에게 ‘4년 90억 원’의 최고 대우를 해줬다. 올해도 양현종에게 예비 자유계약선수(FA) 프리미엄을 두둑이 챙겨주며 지난해 연봉(4억 원)의 두 배에 가까운 금액(7억5000만 원)을 안겼다.
‘7억5000만 원’은 2015년 한국 300대 기업 임원의 평균 연봉이자 KIA의 모기업인 기아자동차가 2014년 박한우 부사장(현 기아자동차 사장)에게 지급한 연봉(8억1200만 원)에 근접한 금액이다. 2007년 2차 1순위 지명을 받고 KIA에 입단했던 ‘신입사원 양현종’이 근속 9년 만에 ‘부사장’ 자리에 오른 셈이다. 양현종이 올 시즌을 마치고 팀에 남으면 무난히 ‘사장님’급 대우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윤석민의 연봉(12억5000만 원)은 2014년 이삼웅 당시 기아차 사장의 연봉(11억9500만 원·퇴직금 포함)을 웃돈다.
양현종의 동갑내기 친구 김광현도 극진한 대접을 받는 건 마찬가지다. SK는 지난달 27일 양현종 연봉에 1억 원을 더 얹은 8억5000만 원에 김광현과 계약했다. 모기업 SK텔레콤이 2014년 하성민 당시 대표이사(현 SK수펙스추구협의회 윤리경영위원장)에게 지급한 연봉(7억5000만 원)보다도 1억 원이 많은 금액이다. 물론 성과급을 더하면 하 전 대표이사의 연봉은 14억5800만 원으로 오르지만 김광현의 연봉은 여전히 지동섭 전 부사장의 2014년 연봉(7억3700만 원·성과급 포함)보다는 많다.
시작부터 탄탄대로를 달린 이들과 달리 최저 임금으로 시작해 고속 승진을 이룬 선수도 있다. 제대로 된 포지션도 없이 시즌을 시작한 삼성 구자욱은 지난해 모기업인 제일기획 신입사원 평균 연봉(약 3800만 원)에 크게 못 미치는 프로야구 선수 최저 연봉(2700만 원)을 받았다. 연봉만 놓고 보면 구자욱은 한 달에 140만 원가량을 받는 삼성 인턴사원과 정직원 사이에 있는, 말 그대로 ‘미생’이었다. 하지만 억대 연봉을 받던 채태인 박한이 등의 부상 공백을 충실히 메운 구자욱은 1년 만에 ‘구 인턴’에서 연봉 8000만 원(제일기획의 차장 평균 연봉)의 ‘구 차장’이 됐다.
한편 넥센 김하성은 입단 2년 만에 구단 창단 이래 최고 연봉 인상률(300%)을 기록하며 억대 연봉에 진입했다. 지난해 연봉 4000만 원을 받으며 자신의 10배가 넘는 연봉(4억2000만 원)을 받던 강정호의 빈자리를 훌륭하게 채운 그는 올해 1억6000만 원의 연봉계약서에 사인했다. 하지만 정작 김하성은 아직도 친구들에게 크게 한턱을 쏘지 못했다. 아직 통장에 한 푼도 들어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새 연봉 계약에 따른 월급(연봉의 10분의 1)은 이번 달 25일 입금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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