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 시애틀과 입단 계약을 맺은 이대호(34)를 바라보는 전문가들의 공통된 이야기다. 지난해 11월 메이저리그 진출을 선언한 이대호가 어렵게 소속 팀을 찾았지만 상황은 여전히 녹록치 않다. 당장 개막전 로스터 명단 진입부터 걱정해야 할 처지다. 최근 메이저리그로 간 한국 선수 중 계약 조건이 가장 불리하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다.
4일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인 MLB닷컴에 따르면 이대호는 시애틀과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었다. 40인 로스터에도 들지 못한 이대호는 애리조나 스프링캠프에 초청선수 자격으로 참가한다. 스프링캠프를 지켜본 뒤 메이저리그에 합류시킬지 말지를 구단이 정하겠다는 이야기다.
문제는 초청선수가 개막전 로스터에 합류할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점이다. 지난해까지의 사례로 보면 팀 별로 1,2명 정도의 초청선수만이 개막전 로스터에 이름을 올렸다. 2003년 시즌을 마친 뒤 빅 리그 진출을 선언한 이승엽이 LA 다저스와 계약을 하지 못한 것도 이대호처럼 마이너리그 계약에 스프링캠프의 초청 선수 조건 때문이었다.
박찬호는 2008년 LA 다저스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한 뒤 시즌 초 메이저리그에 합류했지만 지금의 이대호와는 상황이 다르다. 송재우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은 “이미 메이저리그에서 경험과 이름값을 쌓아둔 박찬호와 달리 이대호의 한국, 일본 무대 경험은 그들에게 참고만 될 뿐”이라고 설명했다.
메이저리그 구단들은 스프링캠프에서 초청선수의 평가보다는 주전 선수의 실력을 점검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 따라서 스프링캠프 초반부터 기대만큼의 활약을 보여주지 못하는 초청선수는 짐을 싸서 돌아가는 경우가 적지 않다. 대니얼 김 SPOTV 해설위원은 “스프링캠프 첫 날부터 초청선수간의 전쟁이 벌어진다”며 “이대호도 모든 타석을 월드시리즈 7차전 경기라고 생각하고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대호 측은 연봉과 인센티브를 구분하지 않고 인센티브 포함 최대 보장 금액 400만 달러를 받는다고 밝혔다. 이 중 실제 연봉은 약 100만 달러 내외일 것으로 추정된다. 2014년 초청선수로 스프링캠프에 참가해 LA 다저스의 주전 3루수 자리를 꿰찬 저스틴 터너도 당시 100만 달러의 연봉을 받았다. 그나마도 개막전 로스터에 들어야만 연봉을 제대로 받을 수 있다. 메이저리그는 선수 연봉을 10개월에 걸쳐 2주에 한번 씩 나눠 준다. 메이저리그 입성이 늦어질수록 연봉도 줄어들 수밖에 없는 것이다.
개막전 로스터에 들었다고 해서 과제가 없어지는 건 아니다. 시애틀에서 이대호가 차지할 수 있는 자리는 1루수나 지명타자다. 그런데 시애틀에는 이미 애덤 린드(33)와 넬슨 크루즈(36)라는 확실한 1루수와 지명타자가 있다. 따라서 이대호는 시즌 초 주전 경쟁보다는 백업 경쟁부터 벌여야할 처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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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2-05 04:26:13
도전하는 정신이 아름답다고 생각했는데 기사보니 이건 내려놔도 너무 내려놨는걸... 그래도 한국의 4번타자 이대호를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