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배드민턴 여자 단식의 기대주 성지현(25·사진)은 새해 들어 독해졌다는 얘기를 자주 듣는다. 이득춘 대표팀 감독은 “과거에는 힘들면 포기하는 경향이 있었는데 요즘은 끝까지 물고 늘어진다”고 말했다.
지난 연말 아킬레스건 부상으로 잠시 코트를 떠나 있던 그는 지난주 인도 그랑프리 골드대회에서 우승하며 시즌 첫 정상에 올랐다. 특히 대회 결승에서 85분의 접전 끝에 1-2로 역전승하며 강해진 승부근성을 보여줬다. 성지현은 “올해는 올림픽이 열리는 해이니만큼 이기고 싶은 마음이 절실해졌다. 더욱 강해져야 한다”고 다짐했다.
성지현은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출전 자격 랭킹에서 3위에 올라 있다.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 조별리그 탈락의 아픔을 겪었던 그는 “4년 세월을 헛되이 할 수는 없다. 경기 운영 능력이 좋아졌다. 체력과 스피드 훈련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태상 대표팀 코치는 “풋워크가 느린 약점을 극복했다. 스피드가 향상돼 상대를 끌고 다니는 플레이를 하게 됐다. 수비가 안정됐고 후위 공격도 날카로워졌다”고 평가했다.
올림픽 여자 단식에서 메달을 딴 한국 선수는 1992년 바르셀로나 대회 은메달과 1996년 애틀랜타 대회 금메달을 차지한 방수현이 유일하다. 성지현은 2014년 인천 아시아경기 직후 극심한 슬럼프에 허덕일 때 방수현의 조언이 큰 힘이 됐다고 했다. 성지현은 “얼마나 절실하게 노력했느냐는 선배님의 질문에 반성하게 됐다. 계속 좋은 말을 해주고 올림픽 준비 요령도 알려줬다”며 고마워했다. 성지현이 방수현의 뒤를 이어 20년 만에 올림픽 여자 단식 정상에 오를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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