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국가대표팀 울리 슈틸리케(62·독일) 감독이 수차례 강조해온 말이다. 그 같은 바람이 성사되는 분위기다. 대한축구협회는 6월 국제축구연맹(FIFA) A매치 데이에 유럽 강호들과 2차례 평가전을 거의 성사시켰다. 모두 6월 11일(한국시간) 프랑스에서 개막할 2016유럽선수권대회(유로2016) 본선 출전국들이라 의미가 더 크다.
유로2016에 앞서 FIFA는 5월 30일부터 6월 7일까지 A매치 데이로 활용하도록 결정했는데, 2018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진출을 일찌감치 확정한 태극전사들도 이 기간에 맞춰 유럽 현지에서 2차례 친선경기를 펼칠 계획이다.
당초 대한축구협회의 유럽 현지 A매치 추진 계획이 공개되면서 대다수 축구인들과 축구팬들은 ‘슈틸리케호’가 네덜란드, 스코틀랜드 등 유로2016 본선에 오르지 못한 국가들과 격돌하리란 예상을 내놓았다. 본선에 오른 국가들은 아무래도 대회 직전 마지막 스파링 상대로 아시아권의 한국을 꺼릴 것이란 선입관 탓이었다.
그러나 축구협회는 아예 발상을 전환했다. 애초부터 유로2016 탈락국들은 접촉 리스트에서 제외했다. 이들 국가는 더 이상 잃을 것이 없는 데다, 오히려 최대한 많은 보상을 요구할 것이란 생각에서였다. 예상이 맞았다. 실제로 우선 접촉한 모 국가의 경우, 평가전을 희망하는 나라들을 대상으로 점차 액수를 올려가며 일종의 베팅을 하려는 듯한 움직임까지 보였다는 후문이다. ‘슈틸리케호’가 유럽 현지에서 펼치는 평가전 시리즈이지만, 축구협회가 초청자 입장이 되면서 매치 피(Fee)부터 체제비용 등 전부를 지급해야 한다. 여기에 스폰서와 TV중계, 입장권 등 각종 수익에 대한 정확한 방향도 협의해야 한다.
축구협회는 ▲유로2016 출전국 ▲FIFA 랭킹 최소 20위권 등을 친선경기 상대 기준으로 정한 뒤 부지런히 접촉했다. 극비리에 협상 줄다리기를 한 결과, 이 중 2개국과 사실상 협의를 마친 것으로 확인됐다. 평가전 장소도 각기 국가를 달리한 2개 도시로, 모두 프랑스로 이동하기 수월한 서유럽 지역으로 알려졌다. 현재 계약서에 사인하는 단계만 남았다.
물론 협상이 마냥 수월하지만은 않았다.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에서도 무패가도를 달리며 승승장구하고 있지만, 한국은 여전히 세계축구에서 변방에 가깝다. 축구협회가 제안하자 반응도 제각각이었다고 한다. 일부 국가는 한국처럼 혼신을 다하고 열정적으로 뛰는 팀과 경기를 치르는 것이 실전감각에 도움이 될 것이란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반면, 또 다른 일부는 철저하게 마케팅과 흥행 차원에서 접근하면서 퇴짜를 놓았다.
축구협회 핵심 관계자들은 11일 “다행히 좋은 결과가 나올 것 같다. ‘유로2016 탈락국가가 아니라 본선 진출국’이라는 역발상이 통했다. 계약서를 주고받기 전에 초청자인 국내 미디어에서 국가명과 개최도시가 먼저 거론되면 협상이 깨질 수 있고, 각종 비용도 훨씬 치솟을 수 있다는 점을 양해해줬으면 한다. 조속한 시일 내에 공식 발표를 하겠다”고 입을 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