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 ‘인플루엔자’ 유행 심수창·김민우 등 확진 판정…이상기온도 걱정 김성근 감독 “올해 이상해…계산에서 어긋나”
“김민우는 (16일) 요코하마전 선발 예정이었는데….”
한화 김성근 감독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13일 장소를 일본 고치에서 오키나와로 옮긴 뒤 강도 높은 2차 스프링캠프를 이어갈 생각이었지만, 오키나와에 창궐한 인플루엔자라는 복병을 만났기 때문이다. 흔히 독감이라고 불리는 인플루엔자는 급성 호흡기 질환으로, 갑작스러운 고열과 두통, 근육통 등을 수반한다.
현재 한화 선수단 내에서 인플루엔자에 감염되는 선수들이 늘어나고 있어 비상이 걸렸다. 특히 투수들 사이에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심수창, 김용주, 김민우가 현지 병원에서 인플루엔자 확진 판정을 받아 격리 치료 중이다. 이들은 고열에 시달리고 있는 데다 다른 선수들에게 바이러스를 옮길 수도 있어 아예 격리 조치됐다. 이밖에 몇몇 투수들도 크고 작은 감기증세를 보이고 있어 인플루엔자 초기 단계가 아닌지 걱정을 사고 있다. 통역 한 명도 인플루엔자 확진 판정을 받았다.
게다가 15일 오키나와에는 이상한파가 몰아닥쳤다. 영상 20도가 넘던 기온이 10도를 갓 넘는 수준으로 떨어졌는데, 가만히 있어도 모자가 날려갈 정도로 강풍이 불면서 체감온도마저 뚝 떨어졌다. 급기야 김 감독도 오전 훈련만 한 뒤 오후 훈련을 취소하고 고친다구장에서 선수단 철수를 지시했다. 투수조는 아예 오전 훈련도 하지 않고 휴식을 취했다.
‘훈련 지상주의자’인 김 감독이 이런 조치를 취한 것은 인플루엔자 확산을 걱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 감독은 “앞으로 오키나와에서 2주 남짓 캠프를 하는데, 지금 인플루엔자에 걸리면 몸이 회복되는 시간도 필요하기 때문에 캠프가 끝나버린다. 그래서 고치에 있는 김태균, 정근우, 이용규 등도 몸이 다 회복되더라도 아예 거기서 훈련하고 연습경기를 하게 할 생각이다”고 말했다.
한화는 16일 기노완구장에서 요코하마 2군과 연습경기를 펼칠 예정이었다. 그러나 선발로 내정된 김민우가 등판할 수 없는 상황이 돼 버렸다. 김 감독은 “김민우가 캠프에서 많이 좋아졌다. 폼이 상당히 부드러워졌다. 그래서 선발로 내정했는데 인플루엔자에 걸려 던질 수 없게 됐다. 지금 연습경기에서 던질 투수가 부족해 고치에서 정대훈을 오키나와로 불렀다”고 설명한 뒤 “한신 수석코치도 고열로 야구장에 나오지 못했다고 하더라. 얼마 전까지 오키나와 낮 기온이 24∼25도를 넘었는데, 우리 선수들이 추운 고치에 있다가 더우니까 반팔로 다니더라. 그런데 밤에는 춥다. 일교차가 크다. 한 명이 인플루엔자에 걸려서 훈련을 하지 못하는 것은 문제가 아닌데, 다른 선수들한테 옮는 게 더 큰일이다”며 걱정했다.
김 감독도 이날 병원에 가서 일단 인플루엔자 감염 여부를 체크했다. 다행히 특별한 이상은 없었다. 부상도 아니고, 예상치 못한 인플루엔자 확산에 따라 훈련 차질을 빚게 되자 김 감독은 “올해는 이상하다. 전부 계산에서 어긋난다”며 한숨을 내쉬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