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값 130만달러 한화 용병 로사리오를 보는 ‘김성근 감독의 두가지 시선’

  • 스포츠동아
  • 입력 2016년 2월 17일 05시 45분


한화 새 외국인타자 로사리오는 13일부터 오키나와에서 훈련하고 있다. 김성근 감독은 “방망이에 공을 맞히기만 하면 쉽게 넘어간다. 4번이나 5번에서 확실히 쳐줘야 한다”며 로사리오의 타격능력에 기대감을 보였다. 사진제공| 한화 이글스
한화 새 외국인타자 로사리오는 13일부터 오키나와에서 훈련하고 있다. 김성근 감독은 “방망이에 공을 맞히기만 하면 쉽게 넘어간다. 4번이나 5번에서 확실히 쳐줘야 한다”며 로사리오의 타격능력에 기대감을 보였다. 사진제공| 한화 이글스
“맞으면 다 넘어가,” 한화 김성근(사진) 감독은 16일 오전 일본 오키나와 고친다구장에서 진행된 특별타격훈련 때 배팅케이지 옆에 서서 윌린 로사리오(27)를 유심히 관찰했다. 구단 직원 한 명에게 로사리오의 타격훈련 장면을 비디오로 찍게 할 정도로 관심을 기울였다. 1차 스프링캠프지인 일본 고치부터 오키나와로 넘어온 지금까지 보름 가량 로사리오를 살펴본 김 감독은 “미국하고 우리하고 야구 스타일이 다르니까 계속 체크하고 있다. 시범경기까지 좀더 봐야 정확히 알 수 있다”고 신중해하면서도 현재까지 드러난 장단점에 대해 몇 가지 포인트를 설명했다.

1. 확신: 맞으면 다 넘어가네 허!허!


● 확실히 파워는 있는데…

김성근 감독은 로사리오에 대해 “파워는 확실히 있다”고 인정했다. “(방망이에 공이) 맞으면 (담장을) 다 넘어간다”며 웃었다. 몸값만 130만달러. 로사리오는 역대 외국인타자 중 첫해 최고 몸값을 기록했다. 그런 만큼 그에 대한 기대는 클 수밖에 없다.

그러나 관건은 정확히 맞힐 수 있느냐다. 파워는 있지만, 최근 타격 시 상체가 들리는 모습이 자주 보였다. 그동안 지켜보기만 하던 김 감독은 15일 고친다구장에서 로사리오를 붙잡고 조언을 하기도 했다.

김 감독은 “미국에선 아직 방망이를 치지 않을 시기라 좀더 봐야겠지만, 너무 멀리 치려고만 애를 쓰는 것 같더라. 그래서 그렇게 힘들게 치지 말라고 했다. 레벨 스윙으로 편하게 쳐보라고 했는데, 파워가 있으니까 방망이에 맞기만 하면 쉽게 쉽게 넘어갔다. 그러니까 본인도 좋아하더라”며 “내가 얘기를 하는데 열심히 듣더라. 메이저리그 출신들은 보통 우리 얘기를 잘 안 듣는데, 그런 걸 보면 착하다. 메이저답지 않은 메이저 출신”이라며 웃었다. 이어 “로사리오가 우리 팀에서 가장 중요한 키 아니냐”고 반문하면서 “4번이나 5번에서 쳐줘야 한다. 김태균 앞(4번)에서 치든, 뒤(5번)에서 치든 로사리오가 확실히 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파워는 확실히 있어, 멀리 치려고 해서 조언 했더니 열심히 듣고 착해! 우리로선 3루를 맡아주면 최상인데, 본인은 포수가 제일 편하다고 하니…” - 김성근 감독

한화 새 외국인타자 로사리오(오른쪽)의 수비 포지션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로사리오는 포수 출신이지만, 1루수와 3루수도 볼 수 있다. 김성근 감독은 팀 사정상 로사리오가 3루수를 맡아주기를 내심 기대하고 있다. 사진제공|한화 이글스
한화 새 외국인타자 로사리오(오른쪽)의 수비 포지션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로사리오는 포수 출신이지만, 1루수와 3루수도 볼 수 있다. 김성근 감독은 팀 사정상 로사리오가 3루수를 맡아주기를 내심 기대하고 있다. 사진제공|한화 이글스

2. 밀당: 3루수 맡아주면 좋겠는데…

● 수비 포지션에 대한 ‘밀당’?


로사리오는 포수가 전공이다. 여기에다 1루와 3루도 볼 수 있다. 과연 로사리오는 어떤 포지션을 맡게 될까. 이에 따라 한화 전체 수비 포지션의 그림이 달라질 수밖에 없다. 김성근 감독이 가장 원하는 시나리오는 3루수로 나서주는 것이다. 그러면 1루수는 김태균이 맡고, 포수와 지명타자의 활용폭도 넓어진다.

그러나 로사리오는 감독의 구상과는 다른 답변을 내놓고 있다. 김 감독은 “본인한테 어떤 포지션이 가장 편한지 물어보니 첫째는 포수고, 둘째는 1루수고, 세 번째는 3루수라고 하더라. 그래서 내가 로사리오한테 ‘네 번째는 벤치 아니냐’고 되물었다”며 웃더니 “3루수로 수비가 어떤지 보기 위해 펑고를 2∼3차례 쳐봤는데, 허벅지 쪽이 조금 안 좋다고 해서 현재 수비훈련을 안 받고 있는 상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로사리오를 영입한 뒷이야기도 들려줬다. 김 감독은 “사실 어깨가 아주 좋은 오른손잡이 중견수가 있어서 그 선수를 영입 우선순위에 뒀다. 우중간 타구를 잡아 3루까지 총알 같이 던지더라. 그런데 한국에 안 온다고 해서 포기했다. 쿠바 출신 3루수도 접촉했다. 우리 팀에 3루수가 가장 필요했다. 그런데 그 선수도 안 온다고 하더라. 로사리오는 젊은데, 한국에 매우 오고 싶어 했다. 그래서 계약하게 됐다”고 소개한 뒤 “로사리오는 3루수를 맡아주면 좋은데, 우선은 방망이가 더 중요하다”며 공격력에 가장 큰 기대와 희망을 걸고 있음을 드러냈다.

오키나와(일본) |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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