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스켓볼 피플] MVP자격 입증한 ‘최고 선수’ 양동근

  • 스포츠동아
  • 입력 2016년 2월 20일 05시 45분


모비스 양동근. 스포츠동아DB
모비스 양동근. 스포츠동아DB
외국인선수 평정한 프로농구, 국내선수의 자존심 지켜
19일 KGC전 13점·12어시스트 팀 승리 견인
“MVP? 부끄럽지 않을 경기력 갖추는 것이 우선”


MVP(Most Valuable Player)는 말 그대로 해당 시즌 ‘가장 가치 있는 선수’에게 주는 상이다. 남자프로농구를 주관하고 있는 KBL은 지난시즌부터 MVP 후보를 국내선수로만 국한하고 있다. KBL은 올 시즌부터는 외국인선수 출전이 2,3쿼터 2명 동시 출전으로 확대했다. 국내선수들의 입지는 자연스럽게 축소된 반면, 외국인선수들에 대한 의존도가 급격히 높아졌다.

이와 함께 ‘국내선수가운데에서는 MVP후보가 없다’는 볼멘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국내선수들이 ‘들러리’로 전락해버린 올 시즌에도 여전한 기량을 뽐내며 어지간한 외국인선수 이상의 존재감을 나타내고 있는 선수가 있다. 자타가 인정하는 국내 최고의 가드 양동근(35·모비스)이 그 주인공이다.

● ‘용병급 존재감’ 위기 때마다 모비스 구해내

양동근은 중요할 때마다 ‘용병급’활약으로 모비스의 승리를 견인했다. 지난 1월 30일 5라운드 최대 빅매치였던 오리온과의 경기에서는 당시 각 구단의 최대 경계상대였던 조 잭슨과의 매치업에서 치열한 경쟁을 펼치는 가운데에 26점·4리바운드·7어시스트를 기록했다. 모비스는 양동근의 활약에 힘입어 80-75로 승리했다.

모비스에게 19일 울산동천체육관에서 펼쳐진 KGC와의 경기는 ‘벼랑 끝 승부’였다. 모비스는 이날 KGC에 패할 경우 정규리그 우승을 KCC에게 넘겨줘야만 했다. 이런 중요한 경기에 양동근이 가만있을 리 없었다. 그는 경기 초반부터 종횡무진 코트를 누볐다. 내·외곽을 오가며 득점에 가담했고 상대 지역방어는 정확한 패스로 슈터들의 득점찬스를 만들었다.

3쿼터 막바지에는 두 차례 연속 속공을 만들어내는 등 3쿼터에만 5개의 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양동근은 이날 13점·12어시스트로 더블-더블을 기록했다. 이 뿐만이 아니다. 수비에서는 상대 주포 이정현의 전담수비수로 나섰다. 양동근의 수비에 막힌 이정현은 이날 3점에 그쳤다.

양동근은 “팀 공격이 침체되어 있어서 내가 득점에 적극적으로 나서야겠다는 생각을 했을 뿐이다. 득점력이 그나마 살아나서 다행이다. 올스타 휴식기 때 부상(흉골 골절) 때문에 호흡이 어려웠는데, 이제 상태가 좋아져서 호흡이 잘된다. 그 때문에 슈팅 밸런스도 찾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양동근의 공수에 걸친 활약에 힘입어 모비스는 KGC를 81-68로 대파했다. 모비스의 승리로 정규리그 우승 향방은 정규리그 최종일인 21일 가려지게 됐다.

양동근은 “KCC가 우승에 유리한 상황이기는 하지만, 어쨌든 우리에게도 가능성이 남아있다. 매 시즌 우승기회가 오는 것이 아니다. 할 수 있을 때 해야 한다. 마지막 경기까지 최선을 다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그는 정규리그 MVP에 대한 자신의 생각도 밝혔다. 양동근은 “MVP는 아무나 받는 상이 아니다. MVP가 되고 싶다는 말을 하기 이전에 MVP가 될 만한 자격을 갖추는 것이 우선이라고 생각한다. MVP가 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받더라도 MVP라는 말이 부끄럽지 않을 선수가 되고 싶다”고 밝혔다.

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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