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를 모았던 토트넘 손흥민(24)과 크리스털 팰리스 이청용(28)의 맞대결이 또 불발됐다. 토트넘은 22일(한국시간) 런던 화이트하트레인에서 크리스털 팰리스와 잉글랜드 FA컵 16강전을 치렀다. 선발출장한 손흥민은 67분을 뛰며 활발하고 적극적인 플레이를 과시했다. 19일 피오렌티나(이탈리아)와의 2015∼2016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32강 1차전 원정경기 출전에 따른 피로가 전혀 보이지 않았다.
손흥민은 이날 MOM(Man Of the Match·경기 최우수선수)으로 선정되며 기여도를 인정받았지만, 팀의 0-1 패배를 막진 못했다. 크리스털 팰리스는 전반 종료 직전 켈리의 감각적인 결승골로 FA컵 8강에 진출했다. 이청용은 경기 후 출전 불발에 대해 아쉬워하면서도 한국 취재진에게 인사를 건네는 등 밝은 모습을 보였다.
MOM에 뽑힌 손흥민은 영국 현지 취재진에게도 집중적인 관심의 대상이었다. 손흥민은 입단 당시보다 한결 유창해진 영어 실력을 과시하며 혼자 자연스럽게 인터뷰에 응했다. 다음은 손흥민과의 일문일답. -FA컵에서 탈락했는데 소감은?
“선발로 나와서 경기를 졌는데 아쉬움이 크다. 토트넘이 찬스가 더 많았고 경기를 지배했는데 경기를 져서 아쉽다. 선수들도 FA컵, 프리미어리그, 유로파리그 경기를 모두 소화하느라 고생했는데, FA컵은 끝까지 못 올라가게 됐다. MOM에 뽑혔지만, 풀타임을 출전하지 못해 아쉽다. 선수라면 90분 내내 뛰고 싶지만 감독님이 팀을 위해 선택하신 것이고, 선수로서 당연히 받아들이고 있다. 다음 경기를 잘 준비해야 한다.”
-일정상 FA컵에서 탈락한 것이 오히려 다른 대회에 유리한 부분이 될 수 있지 않나?
“그렇다. 시즌 하반기에 돌입했고 피로가 누적되고 있는 상태라, 이제 유로파리그와 프리미어리그에 올인할 수 있다. 물론 FA컵도 끝까지 올라갔으면 좋았을 것이고, 오늘 패배에 화가 나지만 일정상 유리해진 것은 이해해야 하는 부분이다. 선수들이 회복할 시간을 얻었고, 남은 대회에 집중할 수 있는 기회다.”
-만약 재경기로 이어졌으면 팀에 버거운 일정이었을 것 같다.
“재경기로 이어졌어도 선수들은 최선을 다했을 것이고, 다음 라운드로 올라갈 수 있는 가능성이 열려있을 것이기 때문에 피곤하다고 생각하진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결론은 패했고 오늘 경기와 이번 시즌 FA컵을 잊어야 한다. 당장 중요한 유로파리그 경기를 앞두고 있기 때문에 거기에 집중하고 있다.”
“청용이 형도 함께 뛰어서 좋은 선물이 됐으면 더 좋았을 텐데…. 내가 어렸을 때부터 좋아한 형이고 우상으로 삼았던 형이기 때문에 영국무대에서 같이 뛰었으면 느낌이 더 새로웠을 것 같다. 너무 아쉽고 사실 크리스털 팰리스 감독이 조금 밉다(웃음). 항상 응원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