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강진출’ KGC 김승기 감독 “정규리그와 다른 방법으로 KCC 봉쇄”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3월 3일 17시 04분


“공격에서 문제점은 무엇인가요?”

“턴 오버(실책).”

“상대 공격수들의 득점력이 좋은데 수비에서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요?”

“턴 오버 유발.”

1996년부터 미국프로농구(NBA) 샌안토니오를 이끌고 있는 명장 그렉 포포비치 감독의 인터뷰는 늘 이런 식이다. 묻는 사람이 당혹스럽지만 핵심 전략과 선수에 대한 강한 신뢰가 담겨 있다.

올 시즌 첫 지휘봉을 잡은 프로농구 KGC 김승기 감독 역시 가타부타 길게 말하지 않는 다. 김 감독은 늘 “하던 대로”, “우리만 잘 하면 된다”는 말로 질문에 답한다.

2일 6강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도 김 감독은 여유로운 표정으로 말을 아꼈다. 대신 라커룸에서 몸을 풀고 있던 마리오 리틀을 보자 “마리오를 활용해 이정현을 살려줄 것”이라고 했다. 이어 오세근이 보이자 “찰스 로드가 힘들 때 세근이가 해줄 것”이라고 귀띔했다. 그러더니 “이정현이 제 몫을 분명 해준다고 보고, 오늘은 전성현이 숨은 주역으로 이정현을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현은 삼성전에서 마리오 리틀과 전성현이 수비를 분산시키는 틈을 이용해 24득점을 올리며 공격을 주도했다. 전성현은 이정현의 도우미 역할을 하면서도 3점 슛 2개를 포함해 8득점을 곁들였다. 오세근은 로드가 2쿼터가 끝나기 전에 4반칙을 당하자 삼성 센터 리카르도 라틀리프를 혼자서 막아냈다. 경기 종료 7.8초 전 83-83 동점 상황에서 마리오와 오세근은 삼성 수비를 흐트러뜨리며 이정현의 결승 득점을 도왔다.

시즌 전 목표로 삼았던 4강 진출 확정으로 기쁨을 감추지 못했던 김 감독은 “정규리그와는 다른 방법으로 KCC의 주득점원인 안드레 에밋을 봉쇄할 것”이라는 말만 하고 경기장을 떠났다.

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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