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정 신한으로 컴백?… 가슴 쓸어내린 ‘우리’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3월 10일 03시 00분


농구계 핫이슈 전 코치의 행보

전주원 우리銀 코치
전주원 우리銀 코치
최근 여자프로농구에서 가장 뜨거운 이슈는 전주원 우리은행 코치(44)의 행보였다.

통합 4연패를 달성하기 위한 마지막 관문인 챔피언결정전을 기다리고 있는 여자프로농구 우리은행의 정장훈 사무국장은 최근 뜻밖의 전화 한 통을 받았다. “신한은행이 전주원 코치에게 감독을 제안했다는데 알고 있느냐”는 문의 전화였다. 정 국장은 곧바로 전 코치에게 전화를 걸었고, “그런 일 없다”는 대답을 듣고 나서야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하지만 걱정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전 코치는 4년 전 이맘때만 해도 신한은행 코치였다. 그해 2월 신한은행이 국내 프로스포츠 최초로 6년 연속 통합 우승을 달성하며 전 코치의 재계약은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하지만 놀라운 반전이 일어났다. 그해 4년 연속 꼴찌의 수모를 당한 우리은행이 신한은행의 위성우 코치와 전주원 코치를 감독과 코치로 전격 영입한 것. 전 코치는 위 감독과 함께 우리은행 선수들을 변화시켰고, 부임 첫해 팀을 챔피언 자리에 올려놓았다. 신한은행에서 선수와 코치로 6년 연속 정상에 올랐던 전 코치는 우리은행이 이번에도 정상에 오르면 ‘10년 연속 우승 멤버’라는 진기록을 세운다.

반면 우리은행에 뒤통수를 맞은 신한은행은 전 코치의 부재를 실감해야만 했다. 전 코치가 떠난 뒤 3년 연속 정규리그 2위를 했지만 챔피언결정전 진출은 2013∼2014시즌이 유일했다. 이번 시즌에는 5위까지 떨어져 11년 만에 처음으로 플레이오프(PO)에 진출하지 못했다. 시즌 중반 이후 팀 순위가 추락하자 2014∼2015시즌부터 팀을 이끌던 정인교 감독은 1월에 자진 사퇴했고, 신한은행은 전형수 코치에게 감독대행을 맡겨 힘겹게 시즌을 마쳤다.

이 때문에 정 전 감독의 사퇴 직후부터 ‘농구 명가’ 신한은행의 감독이 누가 될 것인가는 큰 관심거리였다. 각종 설(說)이 난무했다. 김상식 전 오리온 감독(남자농구), 임달식 전 신한은행 감독, 신기성 KEB하나은행 코치, 이호근 전 삼성생명 감독 등의 이름이 거론됐다.

하지만 0순위 후보는 단연 전 코치였다. 우리은행과 전 코치의 계약기간이 아직 1년 남아 있지만 코치가 아닌 감독으로 간다고 하면 우리은행으로서도 막을 명분이 없다. 친정팀으로 간다면 더욱더 그렇다. 전 코치는 1998년 프로 출범 원년부터 신한은행의 전신인 현대건설의 ‘간판’이었고 2004년 신한은행이 팀을 인수한 뒤에도 마찬가지였다. 우리은행의 정 국장이 걱정을 한 것은 전 코치가 4년 전 우리은행으로 올 때도 직전까지는 신한은행에 “그런 일 없다”는 말을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에 전 코치가 우리은행을 떠날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선수와 지도자로 신한은행 성공시대의 중심에 있었던 전 코치가 돌아온다면 좋겠지만 당장은 여러 여건이 맞지 않은 상황이라 정식 제안은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시기가 문제일 뿐 전 코치가 감독이 될 것이라는 데 이견은 없다. 여자농구 관계자는 “아직까지 국내 프로스포츠에서 여성 감독이 성공한 사례는 없다. 그래서 여자농구의 대들보인 전 코치의 행보가 중요하다. 감독은 코치와 달리 모든 책임을 지는 자리이기 때문에 출발부터 좋아야 한다. 감독 자리가 생길 때마다 전 코치가 후보에 오르겠지만 현명한 사람이라 섣불리 움직이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승건 기자 why@donga.com
#전주원 코치#우리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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