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5년만에 챔피언 복귀
V리그 챔프전 최초 무실세트 우승… 양철호 감독 “지도자 생활 17년만에…”
MVP엔 일등공신인 센터 양효진
현대건설이 5년 만에 프로배구 여자부 정상에 올랐다.
현대건설은 21일 수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5∼2016 NH농협 V리그 챔피언결정전(챔프전) 3차전에서 IBK기업은행을 3-0(25-22, 25-20, 25-18)으로 꺾고 3연승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현대건설은 지난 시즌 플레이오프에서 탈락의 고배를 마시게 한 IBK기업은행을 상대로 이번 챔프전에서 단 한 세트도 내주지 않는 완승을 거뒀다. 2005년 V리그 출범 이후 남녀부 통틀어 챔프전에서 무실세트로 우승한 건 처음이다.
올 시즌 여자부는 현대건설과 IBK기업은행의 대결로 요약됐다. 두 팀은 정규시즌 여섯 차례 맞대결에서 3승 3패 승점 9점씩을 나눠가졌다. 지난 시즌 챔피언 IBK기업은행의 독주 체제가 이어질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현대건설은 시즌 초반부터 승수를 쌓아 나가며 IBK기업은행과 선두 싸움을 벌였다. 그러나 리그는 길었다. 3라운드까지 IBK기업은행에 승점 7점 차로 앞서며 선두(승점 35)를 달리던 현대건설은 IBK기업은행에 추격을 허용하며 2위로 내려앉았다.
그러나 현대건설은 챔프전에서 강점인 센터진의 높이를 앞세워 정상까지 내달렸다. 현대건설의 국가대표 센터 양효진은 챔프전 3경기에서 55득점을 기록하며 우승의 일등공신이 됐다. 양효진은 기자단 투표에서 29표 중 23표를 얻어 챔프전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현대건설의 우승에는 운도 따랐다. IBK기업은행은 정규리그 공격종합 1위(성공률 41.27%)인 외국인 선수 맥마혼이 왼쪽 손가락 골절로 빠진 빈자리가 컸다. 부상 회복이 기대보다 늦어지면서 맥마혼은 챔프전 무대를 밟지 못했다. 반면 현대건설의 에밀리는 공격은 물론이고 리시브에도 적극 가담하며 팀 우승을 도왔다.
취임 두 시즌 만에 팀을 V리그 정상 자리에 올려놓은 양철호 현대건설 감독은 “작년에 어머니가 췌장암으로 돌아가셨는데 오늘 어머니가 많이 보고 싶다. (코치 포함) 지도자 생활 17년 만에 정말 꿈에 그리던 날이 왔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MVP 양효진은 “어제 한숨도 못 잤지만 계속 느낌이 좋았다. 3차전 경기가 힘들어서 조바심이 났지만 결국 우승해서 기쁘다”고 말했다. 우승은 하지 못했지만 IBK기업은행 선수들은 이날 시상식 자리를 지키며 상대팀을 축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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