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에서 펼쳐진 ‘2015∼2016 KCC 프로농구’ 챔피언 결정 1·2차전에서 KCC와 오리온은 한 경기씩을 주고받았다. 1승1패지만, 겉으로 드러난 분위기로는 2차전에서 71-99로 대패한 KCC의 타격이 좀더 커 보인다.
2차전에서 KCC 안드레 에밋과 하승진은 오리온의 수비에 봉쇄됐다. 에밋은 오리온의 집요한 도움수비에 막혀 14점에 그쳤는데, 그의 득점이 10점대에 머문 것은 지난해 12월 16일 KGC전(18점) 이후 처음이다. 하승진은 10점·6리바운드를 기록했으나 오리온 이승현과의 몸싸움에서 밀려 높이의 위력을 좀처럼 발휘하지 못했다.
오리온은 정규리그에서 애런 헤인즈의 부상, 조 잭슨의 늦은 적응력, 문태종의 체력저하 등의 악재가 뒤따른 가운데 이에 대처하는 ‘플랜B’를 마련해 위기를 극복한 바 있다. KCC는 다르다. 팀이 어려울 때마다 에밋의 몰아넣기가 빛을 발하면서 정규리그 우승까지 차지했다. 에밋, 하승진의 부진을 상쇄할 플랜B가 없다. 결국 이들 스스로 오리온의 수비를 이겨내는 수밖에 없다. KCC 추승균 감독은 “상대의 거친 수비에 우리가 밀렸다. 공수 모두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비디오를 보고 더 연구해서 3차전에 나가야겠다”고 말했다.
남자프로농구 챔프전 역사상 1·2차전에서 1승씩을 나눠가진 경우는 총 9차례 있었는데, 이 중 3차전 승리팀이 우승한 사례가 5번(55.6%)이다. 23일 오리온의 홈코트 고양체육관에서 열릴 3차전은 우승의 향방을 가를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