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태용(46) 감독이 이끄는 올림픽축구대표팀은 28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알제리와 2차 평가전을 펼친다. 25일 1차전(이천)에서 전반 3분 권창훈(22·수원삼성), 전반 30분 문창진(23·포항 스틸러스)의 연속골로 2-0 승리를 챙긴 한국이지만, 신 감독은 “무실점은 칭찬할 만 하나 경기력은 만족스럽지 않다”고 냉정한 평가를 내렸다. 끊임없이 제기된 불안요소란 점에서 1차전 때 수비 균형에 초점을 맞췄던 올림픽대표팀은 2차전에서도 수비 안정과 실험에 심혈을 기울일 전망이다. ● 최상의 수비조합을 찾아라!
2016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에 나설 엔트리는 18명. 와일드카드 3장(24세 이상), 골키퍼 2장이 포함돼 있다. 이 가운데 신태용 감독은 이미 와일드카드 1장을 확정했다. 최전방은 물론 공격 2선 전체를 커버할 수 있는 손흥민(24·토트넘)이다. 2장은 4월 본선 조 추첨이 끝난 뒤 결정하겠다는 뜻을 전했으나, 신 감독은 수비형 미드필더와 중앙수비수에 무게를 싣고 있다. 마땅한 자원이 없다면 국가대표팀 장현수(25·광저우 푸리)처럼 측면과 가운데, 그리고 중앙 미드필더까지 투입 가능한 ‘멀티 수비수’까지 고려하고 있다.
올림픽 아시아 최종예선을 겸해 1월 카타르 도하에서 벌어진 2016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U-23) 챔피언십에서 활약한 중앙수비수 연제민(23·수원삼성)을 알제리와의 2연전 명단에서 제외한 것도 수비에 대한 신 감독의 고민을 보여준다. 알제리와의 1차전에선 송주훈(22·미토홀릭)과 새내기 김민재(20·연세대)가 호흡을 맞췄다. 연제민에 대해 전문가들은 “좋은 자원이지만 같은 실수를 반복해왔다. 모든 공격이 후방 빌드-업에서 시작된다는 점에서 코칭스태프가 많이 고민한다”고 귀띔했다.
신 감독은 “본선에선 아시아권보다 강한 상대를 만난다. 무게중심을 디펜스에 싣고 있다”고 밝혔다. 그동안 올림픽대표팀은 ‘다이아몬드꼴’ 중원을 구축한 4-4-2와 4-1-4-1 포메이션을 가동해왔다. 반면 알제리와의 1차전은 포(4)백 전방에 박용우(23·FC서울)와 이찬동(23·광주FC) 등 미드필더 2명을 배치했다. 전방위적인 압박과 위험공간에 이르기 전 사전 저지가 본선 경쟁력 강화의 화두로 떠올랐음을 시사한다.
● 무뎌진 경기감각 어떻게?
신태용 감독은 경기도 파주 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서 알제리와의 2연전을 준비하며 주축들의 경기감각에 우려를 드러냈다. 권창훈과 문창진 등 일부를 제외한 다수가 소속팀에서 출전 기회를 거의 얻지 못한 탓이다. 선수별 체력·감각이 천차만별이라 베스트 라인업 구성부터 악영향을 준다. 아니나 다를까. 걱정은 현실이 됐다. 1차전에서 좌우 풀백으로 포진한 심상민(23·FC서울), 이슬찬(23·전남 드래곤즈)을 지목하며 “패스 미스, 유기적인 연계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오히려 대학생 김민재에 대해 “100% 이상 실력을 발휘했다”고 칭찬해 자극을 줬다.
그러나 꾸준한 출전은 신 감독도, 코칭스태프도 해결할 수 없다. 승점 관리가 중요한 K리그 팀들이 영건을 마냥 배려해줄 수도 없는 노릇이다. 결국 스스로 경쟁을 뚫어야 한다. 현 상태가 지속되면 대대적인 변화가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