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2002년 공동 1위 이후 14년 만에 시범경기 1위를 차지했다. 전력누수에도 불구하고, 팀 타율(0.298)과 팀 방어율(3.74) 1위에 오르는 저력을 보였다. 삼성 선수들이 27일 대구 SK전에서 11-1로 대승을 거둔 뒤 기쁨을 나누고 있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 시범경기 11승5패…삼성의 저력
발디리스·백상원 시범경기 4할 맹타 김대우 영입 효과·장필준 부활 기대
삼성은 시범경기 최종일인 27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SK를 11-1로 대파하고 단독 1위로 마감했다. 16경기에서 11승5패로 0.688의 높은 승률을 올렸다. 경기 후 ‘시범경기 1위인데 소감이 어떤가’라는 질문에 삼성 류중일 감독은 “이걸 그대로 정규시즌 성적으로 가져갈 수 없나”라며 웃었다. 그러나 “시범경기를 통해 여러 가지를 실험했는데, 아직 결정되지 않은 부분들이 있다”며 고심의 흔적도 함께 드러냈다.
올 시즌 삼성을 두고 우승 후보로 꼽는 전문가는 거의 없다. 그만큼 전력이 많이 이탈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삼성은 시범경기를 1위로 마치는 저력을 발휘했다. 특히 팀타율(0.298)과 팀방어율(3.74) 모두 1위에 올라 눈길을 모았다. ● 2년 연속 팀타율 3할의 저력
지난해 74홈런 253타점을 합작한 중심타자 박석민(NC)과 야마이코 나바로(지바롯데)가 빠져나갔지만 타선은 전체적으로 짜임새를 자랑했다. 10개 구단 중 최다인 100득점을 올렸다. 경기당 6.25점이다. 지난 2년간 팀타율 3할을 기록한 저력을 이어가고 있다는 평가다. 그러나 팀홈런은 12개로 8위에 그쳤다. 최형우가 홈런 5방으로 2위에 오르며 슬러거의 위용을 과시했지만, 분명 장타력만큼은 박석민과 나바로의 공백이 느껴진다. 류 감독은 경기 후 “시범경기에서 3번 (아롬) 발디리스∼4번 최형우∼5번 이승엽을 써봤는데, 시즌 때도 이렇게 가야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발디리스는 박석민이 빠져나간 3루수 자리를 꿰차며 시범경기 타율(0.400) 1위에 올랐다. 다만 홈런이 1개밖에 없다는 점이 아쉽다. 나바로가 이탈한 2루수 쪽에서 새 얼굴 백상원의 가능성을 확인한 것도 수확이다. 프로 데뷔 7년 만에 주전 기회를 잡은 백상원은 규정타석에 미달됐지만 0.421(38타수 16안타)의 높은 타율을 올렸다.
● 물음표 마운드, 김대우 트레이드로 숨통
마운드는 여전히 물음표가 많다. 특히 에이스 윤성환과 마무리투수 후보인 안지만의 활약 여부가 불투명하다. 류 감독은 “만약 시즌 초반 윤성환이 안 되면 정인욱을 선발로 써야 하고, 안지만이 안 되면 상대 타자 유형에 따라 심창민, 장필준, 박근홍으로 일단 돌아가면서 써야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희망은 봤다. 류 감독은 “김대우가 와서 불펜 운영하기가 수월해진 것 같다. 장필준도 부활해주면 작년보다 오히려 불펜이 더 낫지 안겠나”라고 반겼다. 22일 넥센과의 트레이드를 통해 영입한 김대우는 이날 SK전에서 1이닝 1볼넷 2탈삼진 무실점으로 류 감독을 기쁘게 했다. 6경기에서 방어율 0을 기록한 우완 김동호와 좌완 사이드암 임현준도 시범경기에서 가능성을 보였다.
● 주말 구름관중, 라이온즈파크 효과 입증
무엇보다 고무적인 부분은 관중수다. 이날 경기는 유료였지만, 주말을 맞아 새로 개장한 라이온즈파크를 구경하려는 팬들로 일찌감치 북적였다. 관중수 1만6695명은 삼성 역대 홈 최다관중 기록. 이날 라이벌 두산과 LG가 맞붙은 잠실(1만5155명)보다 더 많은 5개 구장 중 최다관중이었다. 전날에도 1만530명의 관중수를 기록해 올 시즌 라이온즈파크는 새 구장 효과를 톡톡히 볼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