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하는 리더’로 정평 난 추 감독 오리온 취임 후 4시즌 연속 PO행 “내게 우승은 평생의 소원 같은 것” 철저한 전술준비, 예상 깨고 정상
‘Dreams come true(꿈은 이뤄진다).’
오리온 추일승(53) 감독은 ‘2015∼2016 KCC 프로농구’ 챔피언 결정전(7전4승제)을 앞두고 ‘우승이란 어떤 의미냐’는 질문에 “한 번쯤 꼭 이루고 싶은 소망 혹은 소원 같은 것”이라고 답했다. 추 감독은 29일 고양체육관에서 벌어진 챔피언 결정 6차전에서 KCC를 누르고 그토록 갈망했던 우승 소망을 이뤘다. 지도자로 변신한 이후 처음으로 챔피언 트로피에 입맞춤하며 한을 푼 그의 눈가에는 이슬이 맺혔다. 2003∼2004시즌 코리아텐더(kt 전신)에서 프로 사령탑으로 데뷔한 이후 13년만이다.
추 감독은 공부하는 지도자, 노력하는 감독으로 정평이 나 있다. 그러나 팀을 잘 만들어놓고도 ‘우승’이라는 방점은 찍지 못했다. KTF(kt 전신) 사령탑을 지냈던 2006∼2007시즌 팀을 챔프전에 진출시켰지만, 동갑내기 친구 유재학 감독이 지휘하는 모비스에 3승4패로 밀려 준우승에 머물렀다. 챔프전에서 부족했던 슈터를 보강해 재도전한 2007∼2008시즌에는 플레이오프(PO) 무대도 밟지 못했다. 2008∼2009시즌을 마지막으로 그는 야인이 됐다. 그 뒤에도 농구공부를 포기하지 않았다. 농구 관련 매체까지 만드는 등 정성을 쏟았다.
2년간 부족한 부분을 수련한 그는 2011∼2012시즌 오리온에서 다시 기회를 잡았다. 당시 오리온은 리빌딩이 절실했다. 추 감독은 과감한 트레이드까지 단행하며 팀 재건을 위해 애썼다. 2012∼2013시즌부터 이번까지 4시즌 연속 팀을 PO에 진출시키며 지도력을 발휘했다.
이번 PO 무대에서도 추 감독의 전술과 전략이 빛났다. 철저한 전술적 준비와 팀 훈련으로 완성도를 높여 상대를 연파했다. 6강 PO에선 높이가 뛰어난 동부를 맞아 공격력으로만 3연승을 거뒀다. 4강 PO에선 팀 색깔에 변화를 줘 수비를 앞세워 만만치 않은 모비스를 역시 3연승으로 따돌렸다. 챔프전에서도 정규리그 1위 KCC에 밀릴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예상을 보기 좋게 깨트렸다. KCC 에이스 안드레 에밋을 확실하게 봉쇄하는 새로운 수비전술로 탁월한 감각까지 뽐냈다.
‘지성이면 감천’이라고 했다. 지도자로 우승이라는 방점을 찍겠다는 일념으로 흔들리지 않고 자신만의 길을 걸어온 추 감독에게 하늘이 마침내 정상을 허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