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의 대졸 신인 사이드암 김재영(23)은 2007년 임태훈(당시 두산) 이후 9년 만의 ‘순수 신인왕’에 도전장을 내민 선수다. 시속 150㎞의 빠른 공과 포크볼을 던지는 김재영의 잠재력을 알아본 한화는 2016 신인드래프트 2차 지명회의 1라운드(2번)에서 주저 없이 그를 지명했다. 서울고 졸업반인 2011년 한화 김성근 감독의 원포인트레슨을 받았던 유망주가 당당히 프로에 입성한 것이다.
출발은 탄탄대로였다. 김재영은 시범경기 4게임에서 2승, 방어율 0.60(15이닝 1자책점)의 놀라운 성적을 거두며 김 감독의 눈도장을 받았다. 개막전 선발 후보로도 거론됐다. 그러나 삼진 9개를 뽑아내는 동안 볼넷 11개를 내준 불안한 컨트롤이 문제였다. 김 감독도 김재영의 첫 선발등판(2일 잠실 LG전)에 앞서 “아직 컨트롤이 부족하다”고 냉정하게 바라봤다.
김 감독의 말대로 컨트롤이 문제였다. 큰 기대 속에 프로 첫 마운드를 밟았지만, 1.2이닝 4안타 2볼넷 3실점의 부진한 투구로 아쉬움을 남겼다. 특히 9명의 타자와 상대하며 초구 스트라이크가 단 하나뿐이었다. 직구 최고구속도 143km로 기대치를 밑돌았다. 프로 첫 등판에 따른 긴장감이 겹쳐 컨트롤이 더욱 흔들렸다.
상대 타자의 배트스피드를 이겨내는 강속구는 최고의 무기다. 그러나 마음먹은 코스로 공이 들어가지 않으면 이는 무용지물이다. 무시무시한 구위에도 컨트롤이 되지 않아 실패한 투수는 셀 수 없이 많다. 구속이 느려도 탁월한 컨트롤로 성공한 투수는 많지만 반대의 경우는 찾기 어렵다. 강속구투수들이 구속을 줄이면서도 컨트롤을 보완하려 하는 이유다.
5일 대전 넥센전을 앞두고 만난 김재영은 “첫 등판에서 내 공을 못 던졌다”고 자책했다. 그러면서 “긴장하지 않는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마운드에 서 보니 아니더라”며 “구속도 만족스럽지 않았다. 밸런스를 잡으면서 컨트롤도 보완해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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