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팅은 드라이브샷이나 아이언샷의 기술에 비하면 매우 간단하다. 스윙을 크게 할 필요도 없어 큰 실수를 저지를 확률도 높지 않다. 그러나 43mm의 골프공을 108mm의 홀 안에 집어넣기 위해선 정확해야 한다. 그만큼 신경을 써야 할 부분이 많다.
어드레스부터 점검해보자. 아마추어 골퍼들의 어드레스는 말 그대로 ‘멋대로’인 경우가 많다. 골퍼 스스로가 가장 편안한 자세로 퍼팅하는 것이 나쁜 건 아니지만, 기본을 무시한 자세는 좋지 않다. 흔히 볼 수 있는 실수는 어드레스 때 머리의 위치가 지나치게 볼 앞쪽에 머물러 있는 경우다. 이런 자세에서 퍼팅하면 임팩트 순간 몸이 따라 돌아가면서 공을 퍼터 페이스의 중앙에 정확하게 맞히지 못하는 실수가 많이 나온다. 어드레스 때 공은 왼쪽 눈과 일직선상에 놓여 있는 것이 가장 좋다.
일부러 퍼터 페이스의 각도를 세워서 퍼팅하는 골퍼들이 많은데 이 역시 좋은 퍼팅 방법은 아니다. 일반적으로 퍼터의 로프트는 3∼5도 정도 된다. 로프트의 역할은 공을 잘 구르게 하는 것이다. 3∼5도로 설계된 건 퍼팅한 공이 지면에서 살짝 떠올랐다가 자연스럽게 굴러가도록 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이런 원리를 무시하고 일부러 로프트를 세워 퍼팅하는 골퍼들이 많다. 로프트가 0도(직각)에 가까워지면 공을 더 잘 굴러가게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착각 때문이다. 물론 이렇게 퍼팅하는 프로골퍼들도 많다. 또 그린의 스피드가 느린 경우 이렇게 퍼팅해서 일부러 공의 회전력을 높여 같은 힘으로 더 많이 굴러가게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는 매우 특별한 경우다. 대부분은 퍼터의 로프트를 그대로 이용한다.
실제로 로프트가 직각(0도)에 가까워질수록 공의 회전력을 높일 수 있다. 그러나 정확하게 타격하지 않으면 공이 통통 튀었다가 굴러가는, 일명 ‘스키드(skid)’ 현상이 발생해 오히려 거리 조절이 쉽지 않고 공이 원하는 방향이 아닌 다른 방향으로 굴러가게 되는 실수가 나올 수도 있다. 로프트를 3∼5도로 설계한 이유는 바로 이런 현상을 줄여주기 위해서다. 즉, 로프트를 변형해 사용하는 것보다 원래대로 퍼팅하는 것이 훨씬 더 실수를 줄여주는 좋은 방법이다. 도움말 | 프로골퍼 김도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