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승환(34·세인트루이스·사진)이 6일(한국시간) 피츠버그 원정경기에서 3연속 삼진을 잡아내며 메이저리그 두 번째 등판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4일 개막전에서 기록한 1이닝 2탈삼진 보다 더 완벽했다.
오승환의 메이저리그 데뷔 무대는 한국과 일본에서 뛸 때보다 화려하다. 오승환은 2005년 한국, 2014년 일본을 거쳐 올해 미국에 진출하면서 총 3번의 데뷔 무대를 가졌다. ‘돌부처’란 별명답게 항상 침착했지만 이번만큼 삼진 위력을 과시한 적은 없었다.
오승환의 프로 데뷔는 11년 전으로 거슬러간다. 단국대 졸업 후 2005년 4월 13일 삼성유니폼을 입고 대구구장 마운드에 올랐다. 당시 23세의 오승환은 롯데전 12-2로 앞선 8회 구원 등판했다. 삼진 하나를 곁들여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5일 뒤 9회 마무리로 나선 두 번째 등판에선 데뷔 첫 안타를 허용했다. 12-1로 앞선 대구 현대전에서 2루타를 내줬다. 실점하진 않았지만 탈삼진도 없었다.
오승환은 2013년까지 팀에 5번의 한국시리즈 우승컵을 안기고 이듬해 일본으로 진출했다.
한신 유니폼으로 갈아입은 후 나선 첫 등판은 쉽지만은 않았다. 2014년 3월 29일 요미우리 원정경기에 9회 마무리로 나와 두 번째 타자에게 첫 피안타를 허용하고 마지막 타자를 상대로 15구 승부를 벌이는 등 어려움을 겪었다. 5-3 리드를 지켜 데뷔전 세이브는 챙겼지만 1이닝 동안 투구수가 32개나 됐다. 두 번째 경기였던 4월 3일 주니치전 역시 순탄치 않았다. 7-3으로 앞선 9회 등판해 단타와 3루타를 허용해 1실점했다. 삼진 하나를 빼앗은 것이 위안거리였다.
이처럼 오승환은 한국과 일본에서 치른 첫 두 경기에선 특유의 탈삼진 능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삼진 한 개씩을 기록한 게 전부였다. 그러나 이번 미국 무대는 달랐다. 아웃카운트 6개 중 5개가 탈삼진이다. 그 중 3번은 타자가 방망이도 내보지 못하고 삼진 콜을 들을 정도로 구위가 좋았다.
함께 미국에 진출한 박병호, 김현수, 이대호 중에서 가장 스타트가 좋은 오승환. 그의 돌직구 행진이 계속될지 관심을 모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