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kt전 41세 10개월 27일 최고령 세이브 “기록 보다는 던질 수 있다는 게 행복하다”
프로 20년차 투수 KIA 최영필(42)에게 ‘이제 세이브를 올릴 때 마다 최고령 기록이 된다’고 넌지시 건네자 빙그레 웃었다. 그리고 “(송)진우 형이 다 갖고 있을 줄 알았는데 벌써 그런 나이가 됐다. 기록을 세우기 위해 던지는 것은 아니다. 이 나이에 여기 서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할 뿐이다”고 말했다.
9일 수원 kt위즈파크 kt전에서 역대 최고령 세이브(41세 10개월 27일)를 세운 최영필은 10일 취재진의 인터뷰를 정중히 사양하다 거듭된 요청에 덕아웃에 섰다.
-매우 의미 있는 기록을 세웠다.
“사실 경기를 끝냈다는 생각을 했을 뿐 최고령 세이브 기록이었는지 전혀 몰랐다. 계산을 한 적도 없었고…. 사실 지금 내게 개인적인 세이브 기록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나이도 크게 의식하지 않으려 하지만 기록을 들으면 야구 오래 했구나, 그런 마음이 든다.”
-팀 마무리가 고정되지 않아 불펜에서 역할이 크다.
“후배들과 시즌을 시작하며 ‘선발투수들이 정말 좋다. 우리 서로 승리를 함께 지키는 책임을 잘 나눠 갖자’고 했다. 불펜이 4이닝을 지키는 것과 3이닝을 마무리하는 것은 정말 차이가 크다. 선발진이 잘 던지는 만큼 우리도 책임감이 크다. 마무리가 정해져 있지 않아 마지막에 나오는 경우가 있지만 부담감 등은 모두 이겨내야 한다.” -체력 관리 밸런스 유지 비법이 궁금하다.
“요즘은 워낙 트레이너가 짜 주는 프로그램이 훌륭하다. 그것만 잘 따라 해도 몸 상태를 잘 유지할 수 있다. 다만 불펜에서 몸을 풀기 전에 마음속으로 피칭을 해 본다. 나만의 준비 방법이 있어 젊은 선수만큼 몸은 빨리 풀리는 편이다.”
-팀에 경험 많은 포수가 많지 않다. 승부처에서 어떻게 의견을 나누나.
“내 의견을 표시하거나 그러지 않는다. 이성우는 베테랑이고 이홍구, 백용환 모두 지난해 우리 투수들과 호흡을 맞춰봤기 때문에 어떤 공을 갖고 있는지 어떤 상황에서 어떤 것을 선택해야 하는지 잘 알고 있다. 말할 필요성을 못 느낀다.”
경희대학교를 졸업하고 1997년 현대 1차 지명으로 프로에 입단한 최영필은 프로 20년차지만 여전히 1군 선수고 팀의 핵심 불펜 전력이다. 존재 자체만으로도 후배들에게 매우 훌륭한 교과서다. 본인은 전혀 의식하지 않고 있다고 하지만 승리를 지켜낼 때마다 KBO리그의 새로운 역사이며 아울러 우리 사회 40대들에게 큰 희망을 선물하는 값진 투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