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려 5년여의 고통스러운 재활 끝에 마운드로 돌아온 KIA 곽정철(30)이 오른손 손가락 혈행장애라는 또 다른 고난과 마주했다. 이는 동맥과 정맥, 모세혈관의 혈류에 생기는 장애를 말한다.
KIA 김기태 감독은 10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곽정철은 오늘 엔트리에서 말소했다. 인천 원정(12∼14일)까지 함께 가자고 했는데 본인이 팀에 피해를 끼쳐서는 안 된다며 광주로 내려갔다. 팀 전체에 죄송하고 미안하다고 하더라”며 “본인이 그동안 정말 열심히 노력해왔다. 푹 쉬면 괜찮아 진다고 한다. 좋은 모습으로 돌아오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곽정철은 7일 LG전 이후 손가락에 이상을 느꼈다. 감각이 무뎌지는 증상이 있어 검진을 받았다. 심각한 수준의 혈행장애는 아니지만 손가락 끝 감각으로 공을 던지고 변화구를 조절하는 투수에게는 무서운 증상이다.
김기태 감독은 몇 차례 “휴식을 잘 취하면 증상이 없어지고 좋아진다고 한다”고 강조했다. 곽정철은 그동안 팔꿈치와 양 무릎 등 9차례나 수술을 받았다. 2009년 KIA의 10번째 한국시리즈 우승 주역이지만 그동안 잦은 부상과 수술 재활로 어려운 시간을 보냈다. 올해 복귀하면서 팀 불펜의 주축 전력으로 자리 잡았지만 혈행장애라는 뜻 하지 않은 어려움에 부딪힌 것이다.
평소 곽정철은 탄산음료는 입에 대지도 않고 유기농 식품을 먹고 매일 체중을 확인하는 등 철저한 자기 관리로 유명하다. 그만큼 큰 부상을 극복하고 돌아온 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점에서 손가락 이상이 발견돼 김기태 감독의 안타까움이 컸다.
KIA는 곽정철이 최소 10경기 이상 뛰지 못하면서 최영필, 심동섭, 한기주 등 다른 불펜진의 역할이 더 중요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