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선발 활약에 어린 투수들 쑥쑥 홍성용·장시환 등 불펜투수도 안정적 유한준·이진영 가세로 타선경쟁 치열
kt 조범현 감독에게 “전혀 다른 팀이 된 것 같다”고 하자 빙그레 웃으며 “아직 시즌 초반이다. 몇 경기나 했다고. 그리고 지난해 초반은 잊자”는 농담 섞인 답이 돌아왔다.
시범경기 2위 kt가 정규시즌 시작과 함께 조용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kt는 5∼10일 삼성, KIA와 6연전을 치렀다. 5일 조 감독은 “이번 6연전 목표는 3승이다. 상대 선발 투수 로테이션이 정말 좋다”고 말했다. 6경기 중 삼성 에이스 차우찬과 윤성환, KIA가 자랑하는 특급 외국인 선수 헥터 노에시와 정상급 국내 선발투수 양현종, 윤석민까지 상대했다. kt는 6경기 중 삼성에 1승, KIA에 2승을 거두며 조 감독의 4월 둘째 주 목표 3승을 달성했다. 시즌 성적은 5승4패 승률 0.556, 공동 3위다.
조 감독의 말처럼 아직 팀당 8∼9경기를 치렀을 뿐이다. 그러나 kt가 올린 5승을 지난해와 비교하면 전혀 다른 팀이 된 것은 사실이다.
● 2015년 31경기 만에 5승
kt는 지난해 1군에 데뷔, 3월 28일 사직 롯데전에서 역전패를 당한 후 11연패를 당했다. 4월 11∼12일 목동 넥센전에서 2연승을 거뒀지만 다시 5연패, 1승 뒤 또 다시 10연패를 기록했다. 시즌 개막 후 31경기를 치른 뒤에야 가까스로 5승을 거뒀다. 그러나 kt는 올해 9경기 만에 5승을, 그것도 정상급 투수들을 상대하며 승수를 올렸다.
아직 시즌 종료까지는 135경기나 남아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의 전망은 매우 밝다. 허구연 MBC 해설위원은 “kt가 큰 발전을 보여줄 것 같다”고 말했다. 송진우 KBSN 해설위원은 “개막전 전망했던 예상 순위를 바꿔야겠다”는 말로 달라진 kt를 표현했다.
● 안정된 선발진 더 단단해진 뒷문
kt는 지난해와 비교해 우선 외국인 선발 3인방 슈가 레이 마리몬, 요한 피노, 트래비스 밴와트가 안정된 로테이션을 이어가고 있다. 3명의 선발이 자리를 지켜주자 여유가 생겼다. 엄상백, 정대현, 정성곤 등 20대 초반 투수들에게 선발 수업을 진행하며 미래에 대비한 투자를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조 감독과 정명원 코치가 지난해부터 큰 공을 들인 불펜은 완성 단계다. 고영표∼김재윤∼홍성용∼장시환으로 이어지는 필승조는 경기 후반 kt의 큰 힘이다. 지난해 마무리 투수인 조무근을 컨디션 조절을 위해 엔트리에서 제외할 정도로 불펜에 안정감이 생겼다.
타선은 유한준, 이진영의 가세로 내부 주전경쟁이 더 치열해지면서 강한 시너지효과가 이어지고 있다. 조 감독은 “아직 불펜은 경험이 부족하다. 큰 위기상황을 흔들림 없이 이겨내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하다”며 “타선은 김사연, 오정복이 돌아오면 더 가용인원이 많아질 것 같다. 외국인 선발 3명이 지난해와 비교하면 매우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 점이 가장 큰 힘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