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 피플] ‘제구 잡힌’ NC 이민호 수싸움도 진화

  • 스포츠동아
  • 입력 2016년 4월 12일 05시 45분


NC 선발투수 이민호는 지난해까지 제구력 난조로 불안해보였지만 올해 안정된 투구로 가능성을 열어가고 있다. 6일 잠실 두산전에 역투하고 있는 이민호. 스포츠동아DB
NC 선발투수 이민호는 지난해까지 제구력 난조로 불안해보였지만 올해 안정된 투구로 가능성을 열어가고 있다. 6일 잠실 두산전에 역투하고 있는 이민호. 스포츠동아DB
단조로운 패턴·제구 불안 극복
6일 두산전 5.2이닝 2실점 호투
“한국 최고의 우완투수 되고 싶다”


NC 우완투수 이민호(23)는 부산고를 졸업하고 2012시즌 창단한 NC의 우선지명을 받았다. 1군 데뷔 첫해인 2013년 NC 김경문 감독은 시속 150km가 넘는 강속구를 던지는 이민호의 잠재력을 알아봤다. 그해 4월 말부터 팀의 마무리를 맡아 56경기에서 1승3패10세이브1홀드, 방어율 4.21의 성적을 거뒀다. 1군 데뷔 첫해치곤 무난한 성적이었다. 그러나 지난 2년간 확실한 보직이 없었다. 115경기 중 선발등판은 12회뿐이었다. 많은 경기에 나가면서 노하우가 쌓였고, 고질적인 제구 불안을 떨쳐낸 점이 수확이었다. 하체 이동 과정에서 상체에 힘이 들어가던 부분을 손봤다.

풀타임 선발 기회, 이번에는 놓치지 않는다!

이민호는 2014년부터 매년 선발 후보로 꼽혔다. 그러나 단조로운 투구 패턴과 불안한 제구력이 항상 발목을 잡았다. 중간계투로 뛰다 간간이 ‘땜질 선발’로 나간 것이 전부였다. 이민호는 “지난해가 가장 힘들었다”고 회상했다. 5월까지 10홀드를 올리며 순항했고, 기존 외국인선수 찰리 쉬렉의 퇴출 등으로 선발 기회를 잡았지만 8경기에서 3승 3패, 방어율 8.37로 부진했다.

“잘될 줄 알았다. 처음에 홀드도 쉽게 쌓았고, 공도 괜찮아서 선발도 문제없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해보니 안 되더라. 많이 부족하다는 것을 느꼈다.”

올해는 달랐다. 스프링캠프부터 “선발로 준비하라”는 김 감독의 지시를 받았다. 지난해 11승을 따낸 손민한의 은퇴로 선발 한 자리가 비면서 이민호의 역할이 더 커졌다. 우완 선발투수 기근에 시달리는 한국 야구의 미래를 밝힐 선수라 기대가 컸다. 이민호는 “밸런스가 중요하다”고 강조한 최일언 투수코치와 에릭 해커, 재크 스튜어트, 이재학 등 동료 투수들에게 끊임없이 질문하며 배웠다.

이민호는 시즌 첫 등판인 6일 잠실 두산전에서 5.2이닝 4안타 1홈런 2사사구 5탈삼진 2실점으로 호투했다. 김 감독은 “(이민호가) 지난해까지는 힘으로 짧은 이닝만 던지다 보니 선발로 테스트할 여유가 없었다. 선발로 긴 이닝을 소화하려면 직구만으로는 어려운데, 스플리터를 장착하면서 자신감이 생겼다. 직구를 던질 때 팔 스윙도 아주 좋아졌다. 지금처럼만 던져줘도 좋다”고 반색했다. 이민호는 “이제 본격적으로 선발수업을 받고 있다. 여러 구종을 섞어 던지는 점이 과거와 달라진 것 같다”며 웃었다.

● 최강 조합 완성, 한국 최고 우완투수 꿈꾼다

정교함을 자랑하는 일본프로야구에서 성공한 투수들은 대부분 시속 150km가 넘는 강속구와 포크볼, 스플리터, 종슬라이더 등 낙폭이 큰 변화구가 주무기다. 이민호도 이와 같은 조합을 완성했다. 다르빗슈 유(텍사스), 이와쿠마 히사시(시애틀), 다나카 마사히로(뉴욕 양키스) 등의 영상을 보며 밸런스를 잡기도 했다. 최근에는 오타니 쇼헤이(니혼햄)의 영상을 즐겨 본다. 오타니는 시속 160km의 강속구에 140km대 중반의 ‘고속 포크볼’까지 던지는 일본 최정상급 투수다.

이민호는 “과거에는 투구패턴이 많이 단조로웠다. 그러다 보니 쉽게 읽히고 많이 맞았다”고 회상하며 “지금은 변화구 컨트롤이 많이 잡혔다. 커브를 던지기 시작하면서 쉽게 타이밍을 주지 않는 것 같다. 직구만 고집하지 않다 보니 타이밍 싸움이 수월해졌다”고 밝혔다. 2013시즌부터 던지기 시작한 스플리터의 완성도를 높였고, 지난해 배운 커브로 상대 타자의 타이밍을 뺏기 시작했다. 직구, 슬라이더만으로 승부하던 3년 전과 확실히 달라졌다. 자신감도 커졌다.

그는 달라진 자신감으로 한국 최고의 우완투수를 꿈꾼다. “대한민국 최고가 되기 위해 더 열심히 준비하라”는 김 감독의 조언도 이민호를 깨웠다. 이민호는 “처음 야구를 시작하면 누구나 프로야구 선수를 꿈꾼다. 하지만 프로에 입단했다고 모든 것을 다 이룬 것은 아니다. 감독, 코치님 말씀대로 국가대표는 물론 한국 최고의 우완투수가 되고 싶다”고 외쳤다. 이어 그는 “NC는 나를 처음 뽑아준 팀이다. 팀에 대한 애착이 강할 수밖에 없다. 이제 후배들도 많이 생겼는데, ‘잘 이끌어 달라’는 감독, 코치님의 조언이 큰 힘이 된다”며 활짝 웃었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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