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하고 싶었던 이란과 맞닥뜨리게 됐다. 하지만 나머지 팀들과의 상대 전적에서는 많이 앞서 비교적 무난한 조 편성으로 보인다. 첫 경기를 안방에서 중국과 치르는 일정도 나쁘지 않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62)이 이끄는 축구 국가대표팀이 12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 예선 조 추첨에서 이란, 우즈베키스탄, 중국, 카타르, 시리아와 함께 A조에 편성됐다. B조에는 호주, 일본,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이라크, 태국이 속했다.
12개 팀이 참가해 9월 1일 시작하는 최종 예선에서는 각 조 1, 2위 팀이 러시아 월드컵 본선에 직행한다. 각 조 3위 두 팀은 맞대결 플레이오프를 벌이고 여기서 이긴 팀이 북중미 4위 팀과 대륙 간 플레이오프를 치러 승리하면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는다. 슈틸리케 감독은 “우리가 속한 A조가 B조에 비해 각 팀의 전력 차가 상대적으로 작다. 그런 면에서는 A조가 B조보다 좀 더 힘든 조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어느 조든 2위 안에 들어야 하기 때문에 사정은 비슷하다”고 말했다.
○ 이번에도 못 피한 난적 이란
9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에 도전하는 한국은 최종 예선에서 3회 연속 이란과 맞붙게 됐다. 7일 발표된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에 따라 2번 시드를 받은 한국(56위)은 1번 시드의 이란(42위)과 호주(50위) 중 호주를 더 원했다. 호주도 쉬운 상대는 아니지만 이란과의 최근 전적에서 워낙 밀렸기 때문이다. 한국은 이란과의 역대 전적에서 9승 7무 12패로 뒤진다. 특히 최근 3연패를 포함해 2006년 이후 10년간 10경기에서는 1승 4무 5패로 압도적으로 밀렸다. 그동안 있었던 4차례 월드컵(1978년 아르헨티나, 1994년 미국,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2014년 브라질) 최종 예선 7경기에서도 1승 4무 2패로 뒤졌다. 이란과의 두 차례 맞대결 중 방문경기를 먼저 치러야 하는 것도 다소 부담이다. 한국은 그동안 6차례의 이란 방문경기에서 최근 2연패를 포함해 2무 4패로 이긴 적이 한 번도 없다. 슈틸리케 감독도 이를 의식한 듯 “이란 방문경기 때 부담을 갖지 않으려면 그 전에 치르는 3경기에서 승점을 최대한 많이 쌓아야 한다. 이제는 (이란) 테헤란에서도 좋은 결과를 낼 때가 됐다”고 말했다. 한국과 이란의 첫 경기는 10월 11일 열린다. ○ 나머지 상대, 경기 일정은 대체로 무난
한국은 나머지 상대 4개 팀과의 역대 전적에서는 우위를 보여 왔다. 최종 예선 첫 상대인 중국(81위)에는 17승 12무 1패의 압도적 우위를 보이고 있다. 한국은 3번 시드 그룹에서 역대 전적상 뒤지는 사우디아라비아(60위)를 피하고 대신 우즈베키스탄(66위)을 만났다. 한국은 역대 전적에서 9승 3무 1패를 기록 중인 우즈베키스탄과의 경기에서 1994년 이후 22년 동안 패한 적이 없다. 2022년 월드컵 개최국 카타르(83위)가 중동의 신흥 강호로 떠오르고 있기는 하지만 역시 한국은 1984년 이후 5경기에서 3승 2무의 절대 우위를 보이고 있다.
‘공한증(恐韓症·축구에서 중국이 한국에 느끼는 공포)’을 가진 중국을 안방으로 불러들여 최종 예선을 시작하는 경기 일정도 괜찮은 편이다. 최종 예선 두 번째 경기가 7841km를 날아가야 하는 시리아 방문이기는 하지만 시리아는 FIFA 랭킹(110위)에서 한참 아래이고, 역대 전적에서도 3승 2무 1패로 앞서 있다. 특히 시리아의 경우 내전에 따른 불안한 정세 때문에 안방경기를 시리아가 아닌 제3국에서 치를 가능성이 높다는 것도 한국에는 유리한 점이다. 시리아는 2차 예선 때도 안방경기를 오만에서 중립경기로 치렀다. 시리아의 정세가 안정되지 않으면 중립지역에서 경기가 열릴 것으로 보인다.
한편 B조에서는 지난해 아시안컵 우승국인 호주와 월드컵 본선 5회 진출을 이룬 일본의 강세가 예상되는 가운데 중동 팀들의 도전도 만만찮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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