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김광현(28)은 시즌 뒤 FA(프리에이전트) 자격을 얻는다. 국가대표 왼손 에이스에 대한 관심은 국내외를 막론하고 뜨겁다. 특히 시즌 초반부터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이 김광현의 피칭을 보기 위해 국내를 찾고 있다.
KIA-SK전이 열린 13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는 선발투수 김광현의 피칭을 보기 위해 7개 구단의 스카우트 9명이 현장을 찾았다. 메이저리그 시애틀, 애리조나, 오클랜드, 보스턴, 샌디에이고, 워싱턴, 그리고 일본프로야구 요미우리 관계자들이다.
류현진(LA 다저스)을 시작으로 메이저리그 진출이 가능한 선수들은 국내에서 해외 스카우트들을 몰고 다녔다. 김광현도 마찬가지였다. 2014년 말 포스팅시스템을 통한 미국 진출에 실패했으나, 그 이후로도 스카우트들의 관찰 리스트 상위순번을 장식하고 있다.
예년과 달라진 게 있다면 개막전부터 스카우트들이 집결해 김광현의 피칭을 관찰하고 있다는 점이다. 일찍부터 관찰이 시작됐다는 건 충분한 관심 외에도 결정권한을 가진 고위 관계자들의 방문이 앞당겨질 수 있다는 뜻이다.
올해 김광현은 체인지업 장착에 사활을 거는 등 해외 진출을 위한 교두보 마련에 힘쓰고 있다. 두 번 실패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단조로운 레퍼토리, 또 내구성에 대한 의구심을 떨쳐내야 한다. 자신을 관찰하는 이들에게 반드시 ‘포피치 투수’, 그리고 ‘부상이 없는 투수’라는 인식을 심어줘야 한다.
김광현은 개막전이던 1일 문학 kt전에선 4.2이닝 7실점으로 무너졌다. 그러나 7일 사직 롯데전 7이닝 1실점 호투를 시작으로, 13일에도 좋은 분위기를 이어갔다. 전날 홈런 4개 포함 10안타 7득점한 KIA 타선을 상대해 7이닝 무실점 완벽투를 선보였다.
7이닝 동안 108개의 공을 던지면서 4안타 1볼넷 8탈삼진을 기록했다. 1회초 무사 1·2루, 6회 무사 1루에서 병살타를 유도하며 경기를 쉽게 풀어갔다. 구위도 상대를 압도했다. 최고 150km의 직구(40개)와 주무기인 날카로운 슬라이더(35개)만으로도 충분히 위력이 있었고, 커브(21개)와 체인지업(12개)을 통한 완급조절까지 선보였다. 삼진을 잡은 결정구는 주로 슬라이더였지만 커브나 체인지업으로 상대 배트를 이끌어내기도 했다.
경기 후 김광현은 “포수 (이)재원이형이 유도한대로 잘 따랐고, 덕분에 완급조절이 잘 돼 투구수를 줄일 수 있었다. 전날 불펜투수들이 많이 던져 오늘은 최대한 긴 이닝을 소화하고 싶었다”며 “개막전에 실점을 많이 해 빨리 내 평균치를 찾고 싶고, 다음 경기에는 좀 더 긴 이닝을 던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