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조국 “친정팀 서울 상대…가슴 아프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6년 4월 14일 05시 45분


광주FC 정조국(왼쪽). 사진제공|광주FC
광주FC 정조국(왼쪽). 사진제공|광주FC
“광주서 더 강한 모습 보여주고 싶다”

“FC서울을 상대하는 게 가슴 아팠다.”

광주FC 스트라이커 정조국(32·사진)은 13일 광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6’ 5라운드 홈경기에서 2003년부터 지난해까지 13년간 몸담았던 친정팀 FC서울과 첫 대결을 펼쳤다. 결과는 1-2 패배. 그 역시 공격 포인트 없이 경기를 마쳤다.

그러나 위협적인 몸놀림과 여러 차례의 슈팅을 통해 친정팀 벤치와 팬들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었다. 2차례 결정적 득점 찬스를 놓친 뒤 진한 아쉬움을 표시했던 정조국은 후반 막판에는 3번이나 좋은 패스를 연결해 동료들의 슈팅을 이끌어냈다. 정조국은 경기 후 홀로 FC서울 서포터스 앞에 섰다. 자신의 이름을 연호하는 팬들을 향해 고개 숙여 인사한 뒤 본부석으로 돌아오면서도 다시 한 번 팬들을 돌아보며 거듭 인사했다.

‘어떤 기분이었냐’는 질문에 정조국은 한동안 대답하지 않고 생각에 잠겼다. 감정을 추스른 그는 “막상 경기가 끝나니 여러 가지 생각이 든다. 서울이라는 팀은 내가 시작했던 곳이다. 많은 혜택을 누렸고, 거기서 (선수생활을) 끝내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자부심, 애사심이 강했다. 그런 서울을 상대해야 하는 게 가슴 아팠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후반 막판 서울 수비수 김원식(25)과 충돌한 뒤 신경전까지 벌였다. 정조국은 “개인적으로 그라운드에서의 충돌을 좋아하지 않고, 원하지도 않는다. 하지만 오늘은 일부러 그런 부분도 조금은 있었다. 강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정조국은 “서울전에서 잘하고 싶었던 마음이 컸다. 서울 팬이나 관계자들도 내가 잘하는 모습을 원한다고 생각했다. 더 많은 걸 보여주고 싶었다. 우리 팀이 정말 잘했던 경기인데, 결과적으로 패해서 많이 아쉽다”며 무거운 발걸음을 라커룸으로 옮겼다.

광주 |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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