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축구광들을 열광시키는 라이벌전은 무수히 많다. 일일이 거론하기 어려울 정도다. 오직 클럽으로만 범위를 좁혀도 이는 달라지지 않는다.
오랜 축구역사와 문화를 자랑하는 유럽과 남미에는 내로라하는 라이벌전이 수두룩하다. 이 가운데 레알 마드리드-FC바르셀로나(이상 스페인)의 ‘엘 클라시코’는 의미 그대로, 가장 ‘고전적인’ 라이벌전으로 꼽힌다. 여기에는 스페인의 역사가 고스란히 담겨있다. 서로 다른 문화와 언어, 그리고 풍습. 심지어 바르셀로나의 끊임없는 분리독립 요구까지 더해지면서 1902년 시작된 엘 클라시코는 축구, 그 이상의 가치를 창출했다. 여기에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레알 마드리드)와 리오넬 메시(바르셀로나)라는 세계 최고의 골잡이들이 클럽 라이벌전의 오랜 스토리 라인을 훨씬 풍성하게 만들고 있다. 스페인 프리메라리가뿐 아니라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등 다양한 무대에서 마주치며 숱한 명승부를 연출해왔다.
‘축구종가’ 잉글랜드에도 라이벌전이 아주 많다. 더비(derby)로 명명되는 지역 팀들의 승부로 한정하면 아스널-토트넘의 ‘북런던 더비’, 리버풀-에버턴의 ‘머지사이드 더비’ 등이 있는데, 이와 별개로 지역을 넘어 오랜 라이벌 관계를 형성해온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리버풀의 ‘노스웨스트 더비’ 등도 팬들의 구미를 당기게 한다.
이탈리아에는 AC밀란-인터 밀란의 ‘밀라노 더비’가 대표적 라이벌전으로 자리매김한 가운데, 라치오-AS로마의 ‘로마 더비’ 역시 많은 이들의 가슴을 뛰게 한다. 독일에선 바이에른뮌헨-도르트문트의 ‘데어 클라시커’가 대표적 라이벌전으로 거론된다. 터키 갈라타사라이-페네르바체의 ‘이스탄불 더비’도 열기에선 둘째가라면 서럽다. 물론 남미에도 이에 버금가는 승부들이 있다.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 함께 연고한 보카 주니어스-리버 플레이트의 ‘수페르 클라시코’ 등이 대표적이다.
잠시 잊혀졌다가 돌아오는 라이벌전도 있다. 2012년 파산 결정으로 4부리그까지 강등됐던 레인저스가 단계를 밟아 다음 시즌 스코틀랜드 프리미어리그로 복귀한다. 종교적 견해차로 팀 컬러가 뚜렷하게 구분되는 셀틱과 레인저스의 ‘올드 펌 더비’는 어지간한 라이벌전보다 더 인정받는 승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