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암극복’ LG 정현욱 1군 등록하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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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년 4월 15일 19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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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정현욱. 스포츠동아DB
LG 정현욱. 스포츠동아DB
“아, 아닌가요?”

위암 투병 끝에 다시 공을 잡은 LG 투수 정현욱(38)이 15일 대전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한화전을 앞두고 1군 엔트리에 등록됐다. 그는 이날 경기 전 대전구장에 나와 오랜 만에 만난 취재진과 반갑게 인사를 했다. ‘오늘 1군에 등록되느냐’는 질문에 그는 마치 궁금하다는 듯 오히려 “아, 아닌가요?”라며 반문하더니 “전 그런 줄 알고 여기 왔는데 아닌가요?”라며 웃었다.

개구쟁이처럼 농담을 던지는 그의 표정을 무척 밝았다. 오랜 만의 1군 등록이니 만큼 그의 마음도 설렐 수밖에 없었다. 당연히 1군 엔트리에 등록되기 때문에 전날 밤 구단버스에 올라 대전에 동행한 것이었다. 취재진 역시 그런 사실을 잘 알면서 질문을 했고, 그 역시 그런 줄 알면서도 짐짓 반문을 하는 여유를 보였다. 정현욱이 1군 무대 정규시즌에 등판한 것은 2014년 7월 8일 잠실 두산전이 마지막이었다.

정현욱은 2014년 말 건강검진을 하다 위암 판정을 받은 뒤 수술을 했고, 이후 투병생활을 하며 선수생명을 이어가기 위해 불굴의 의지로 몸을 만들었다. 몸무게가 수술 전에 비해 약 20㎏ 가까이 빠져 구위는 전성기 시절에 비할 바가 못 되지만, 오랜 경험을 토대로 그는 금세 실전감각을 회복하고 있다. 그러면서 지난달 26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시범경기 두산전 때 4-2로 앞선 6회초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등판해 0.2이닝 동안 무안타 무실점을 기록했다. 투구수 7개에 최고구속은 141㎞를 찍었다.

다시 퓨처스(2군)에 내려간 뒤 몸과 구위를 가다듬어온 그는 9일 화성 히어로즈전에 선발등판해 5이닝 동안 삼진 2개를 뽑아내면서 4안타 4사구 3개로 1실점을 기록했다.

LG 양상문 감독은 이에 대해 “사실 정현욱을 예상보다 조금 일찍 올렸다”면서 “아직 몸상태가 완벽하지는 않고 관리를 하면서 기용해야하지만, 팀이 궁해서 불렀다. 최근 선발과 중간투수들을 좀 많이 쓰다보니 현재 중간으로 갈 투수가 마땅치 않았다. 퓨처스에서 현욱이가 가장 안정적으로 던져 생각보다 빨리 부르게 됐다. 시범경기보다 구위도 조금 더 올랐다. 지금은 최고구속이 143㎞ 정도 나온다”고 설명했다.

양 감독의 말처럼 정현욱이 과거처럼 불펜에서 계속 대기하면서 연투를 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그래서 앞으로 필요에 따라 몇 경기에 기용을 한 뒤 몸상태가 괜찮으면 계속 1군 엔트리에 두겠지만, 혹시 휴식이나 관리가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다시 이천으로 보내 컨디션 조절을 시켜줄 생각을 하고 있다.

한편 LG는 이날 정현욱과 함께 좌완 윤지웅(28)을 1군 엔트리에 등록하면서, 우완 임찬규(24)와 좌완 최성훈(27)을 말소했다. 양 감독은 “윤지웅은 올라올 시기가 됐고, 최성훈도 내려가기 때문에 불렀다. 임찬규는 스케줄상 다음 선발등판은 한 차례 걸러도 되기 때문에 2군에 가서 선발등판하고 다시 1군에 부르는 쪽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전 |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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