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남·권명호…화려한 복귀 각오 허인회·맹동섭 군인 돌풍 2탄 준비 높아진 세계랭킹포인트…경쟁 치열
오래 기다렸다.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가 긴 겨울잠에서 깨어나 2016시즌에 돌입한다.
KPGA 코리안투어는 21일 경기도 포천의 대유몽베르 골프장 에떼·브렝땅(파72)에서 동부화재 프로미오픈(총상금 5억원)을 개최한다. 투어는 작지만 알차다. 몇 가지 변화도 생겼다. ‘군풍’의 주역인 상무골프단은 더욱 투철한 군인정신으로 무장했다.
● 예비역 vs 현역 누가 더 셀까?
“한판 세게 붙지 말입니다.”
2016년 남자골프 무대에선 또 한번 ‘군인 돌풍’이 몰아칠 전망이다. 군 복무 후 필드로 복귀한 예비역과 군인정신으로 무장한 현역 스타들이 그 주인공이다.
‘승부사’ 강경남(33)과 ‘테크니션’ 권명호(32), ‘홀인원의 사나이’ 한민규(32), ‘남매골퍼’ 윤정호(25)까지. 화끈한 경기로 골프팬들을 매료시켰던 사나이들이 군 복무를 마치고 한꺼번에 돌아왔다.
프로 통산 9승을 올린 강경남은 남자골프 최고의 승부사로 통한다. 지난해 9월 전역한 강경남은 돌아오자마자 일본프로골프(JGTO) 투어 퀄리파잉스쿨에 응시해 통과했다. 올해 국내와 일본투어를 병행하면서 제2의 전성기를 예고하고 있다.
2014년 전역한 권명호는 지난해 2부 투어를 뛰면서 화려한 복귀를 준비했다. 4년 만에 정규투어 무대로 올라온 권명호는 각오가 남다르다. 그는 “골프가 안 됐고 골프채를 잡기도 싫어서 입대를 선택했지만, 막상 입대해서 연병장을 뛰다보니 다시 골프가 하고 싶어졌다. 군대에 있으면서 반성하는 시간도 많이 가졌고 그러면서 ‘다시 해보자’고 다짐하게 됐다”며 복귀를 손꼽아 기다렸다.
예비역에 맞서는 현역 군인들은 투철한 군인정신으로 돌풍 제2탄을 준비하고 있다. 일병 계급장을 달고 지난 시즌 개막전 동부화재 프로미오픈에서 짜릿한 역전 우승을 차지했던 허인회는 “모든 선수들이 라이벌이지만 내 자신이 더 큰 라이벌이다. 나만 이긴다면 또 한번의 우승도 가능할 것으로 생각한다. 철저히 준비해서 좋은 모습을 보여 드리겠다”고 정신을 재무장했다. 지난해 8명이었던 상무는 올해 5명으로 줄었다. 대회 2연패에 도전하는 허인회를 비롯해 맹동섭, 박현빈, 함정우(이상 상병)가 화끈한 버디 세리머니를 준비하고 있다.
● 세계랭킹 포인트 높아져
2016시즌 예정된 대회는 12개. 스폰서가 정해지지 않은 최경주 인비테이셔널을 제외하면 11개 대회에 걸려 있는 총상금은 84억원이다. 개막전으로 열리는 동부화재 프로미오픈은 지난해 총상금 4억원에서 올해 5억원으로 1억원 증액됐다. 우승상금도 8000만원에서 1억원으로 늘었다.
두둑한 보너스 상금도 생겼다. ‘제네시스 대상 포인트’를 도입한 KPGA 투어는 연간 진행되는 대회 성적에 따라 포인트를 차등 지급하고, 투어 종료 시 상위 10명에게 총 3억원의 특별 보너스를 준다. 1위에게는 1억원과 함께 제네시스 승용차 1대가 주어진다.
투어의 경쟁력도 높아졌다. 2011년부터 적용된 세계랭킹이 지난해 최소 6점에서 올해는 9점으로 늘어났다. 출전 선수에 따라 점수는 더 높아질 수 있다. 세계랭킹 포인트의 상향으로 투어에서는 더욱 치열한 우승 경쟁이 펼쳐질 전망이다. 세계랭킹은 단순한 순위를 넘어 해외 투어 출전으로 연결된다. 실제로 미 PGA와 일본프로골프(JGTO) 투어, 아시안투어, 유러피언투어 등에서는 세계랭킹에 따라 출전 자격을 주는 대회가 적지 않다.
● 상금보다 우승컵이 필요해
프로 10년차 박효원(29)은 지난해 데뷔 이후 가장 좋은 성적을 냈다. 두 번의 준우승을 기록하며 상금랭킹 8위에 올랐다. 그러나 그에게도 아쉬움은 있었다. 아직 우승트로피를 들어올리지 못했다. 특히 지난해 동부화재 프로미오픈에서 허인회에게 연장에서 패한 것은 뼈아팠다. 3라운드까지 2위 그룹에 4타 앞서 우승이 예상됐다. 그러나 7타 뒤져 있던 허인회에게 추격을 허용하면서 연장을 허용했고, 결국 연장 두 번째 홀에서 파를 놓치면서 다시 한번 고개를 숙였다. 허인회가 상무 소속으로 상금을 받을 수 없었기에 우승상금 8000만원은 박효원의 차지가 됐지만, 우승트로피를 들어올리지 못한 아쉬움을 달래지는 못했다.
박효원은 1년을 기다렸다. 그는 “우승이 목표다. 지난 2년 동안 우승 문턱에서 좌절을 맛봤지만, 이번에는 반드시 우승하겠다”며 다부진 각오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