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이호준(40·사진)은 노림수 타격에 능하다. 19일 잠실 LG전 4회 1사 2·3루서 터진 역전2타점 적시2루타도 ‘게스히팅’의 결과물이었다. 그는 “LG 선발이었던 소사의 몸쪽 공 제구가 좋지 않았다”며 “몸쪽 공은 어차피 볼이니까 바깥쪽 볼을 노리고 있었는데, 운이 좋게도 그 공이 들어왔다”고 설명했다.
이호준이 ‘운’이라고 표현할 정도로 노림수 타격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는 “‘이번엔 직구’ 이렇게 정하고 타석에 들어가는 게 아니다”며 “우리 팀 후배들이나 비시즌에 야구를 하고 있는 아들의 학교에 가서도 강조하는 부분인데, 무조건 공부를 많이 해야 한다. 그래야 노림수 타격이 가능해진다”고 말했다.
이호준이 말하는 ‘공부’는 상대에 대한 분석이다. 그는 “우리 팀은 ‘D-라커’라는 전력분석 프로그램을 태블릿PC를 통해 언제든 볼 수 있다”며 “상대투수가 결정되면 알고 있더라도 어떤 구종을 던지는지, 새롭게 던지는 구종은 없는지 이전 경기 모습 등을 찾아본다. 경기가 시작되면 벤치에서 그 투수의 컨디션이 어떤지, 어떤 구종이 제구가 되고 안 되는지, 우리가 흔히 말하는 ‘쿠세(투구 습관)’는 나오는지 집중해서 연구한다”고 말했다.
물론 최근 투구습관은 파악하기 어려워졌다. 워낙 전력분석이 세밀하게 들어오기 때문에 외국인투수들도 KBO리그에 오면 가장 먼저 하는 일이 드러나는 투구습관을 수정하는 일이다. 이호준은 “간단하게 설명하면 공부를 하면서 내가 집중해서 봤던 부분이 다음날 시험문제로 나오는 것과 같은 원리”라며 “물론 양의지(두산) 같은 경우는 이쪽으로 공이 안 올 것 같은데 역으로 볼배합을 해서 놀라게 하기도 하고, 노림수 타격이 모두 잘 맞아떨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상대에 대해서 철저히 공부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요즘 투수들의 구종이 다양해졌다. 공부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 우리 팀 후배들도 꼭 명심했으면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