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홍구 기자의 와인드업]국내 최고 언히터블, 삼성 웹스터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4월 21일 03시 00분


콘택트율 적용해 비교해보니
웹스터 64%, 규정이닝 채운 투수 1위… 국내파중엔 김광현이 유일하게 톱5
전체 투수에선 NC마무리 임창민 1위

삼성 웹스터
삼성 웹스터
메이저리그 통계 전문사이트인 ‘팬그래프’는 빅리그 데뷔 후 무실점 호투를 이어가는 세인트루이스의 오승환(34)을 분석하며 ‘콘택트율’에 주목했다. 팬그래프는 오승환이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낮은 41.2%의 콘택트율을 기록하고 있다며 ‘오승환은 진정 언히터블(unhittable)’이라고 치켜세웠다. 오승환의 콘택트율은 20일 현재 42.9%로 2위 뉴욕 양키스의 앤드루 밀러(50%)와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콘택트율은 타자가 방망이를 휘둘렀을 때 투수의 공을 방망이에 얼마나 맞히는지를 비율로 나타낸 것이다. 숫자가 낮을수록 타자가 공의 위력을 따라가지 못했다는 의미다. 단순 타석 결과를 넘어 투수와 타자 간의 1 대 1 대결 양상을 세밀하게 보여주는 것이다.

같은 공식을 국내 프로야구에 적용하면 현재 국내 최고의 ‘언히터블’ 투수는 삼성의 선발 투수 웹스터다. 프로야구 통계사이트 ‘스탯티즈(Statiz)’에 따르면 19일까지 규정 이닝을 채운 투수 중 웹스터의 콘택트율은 64.3%로 가장 낮다.

아무래도 구속의 영향이 크다. 웹스터는 리그에서 가장 빠른 평균 시속 150.1km의 직구를 던진다. 국내 투수 중 유일하게 톱5에 이름을 올린 SK의 김광현 역시 강속구가 주무기다. 김광현의 직구 평균 구속은 145.3km. 반대로 규정 이닝을 채운 투수 중 콘택트율이 가장 높은 선수는 ‘느림의 미학’ 두산의 유희관(86.1%)이다.

그렇다고 콘택트율을 좌우하는 것이 구속이라고만 할 수는 없다. 같은 스트라이크존으로 들어오는 공이라도 얼마나 코스가 까다로운지, 또 의외의 볼 배합으로 어떻게 타자의 허를 찌르는지도 중요한 변수다. 그런 점에서 직구 평균 구속이 올 시즌 139.8km인 LG의 류제국이 콘택트율 74%로 6위에 오른 건 눈여겨볼 부분이다. 류제국은 지난해 46.2%였던 직구 비중을 21.1%로 낮추고 지난해 9.8%였던 싱커의 비중을 28.7%까지 늘리는 변화를 시도했다.

스트라이크존과 스트라이크존 밖으로 오는 공의 콘택트율을 나눠서 볼 필요도 있다. 전체 콘택트율 2위인 두산의 니퍼트는 스트라이크존 콘택트율에서는 75.9%로 선두다. 스트라이크존으로 오는 공은 니퍼트가 웹스터보다 까다롭다는 이야기다. 전체 3위인 SK의 세든은 스트라이크존 밖의 콘택트율이 25.7%로 40∼50%대의 다른 투수에 비해 압도적으로 낮다. 슬라이더 등 스트라이크존 밖으로 흘러나가는 공에 타자들이 속수무책으로 당했다는 의미다.

사실 콘택트율은 선발보다는 오승환 같은 중간계투나 마무리 투수에게 더 의미 있는 수치다. 경기 후반 승부처에 주로 등판하는 불펜 투수들은 주자들의 진루를 막기 위해 우선 타자가 방망이에 공을 맞히지 못하도록 해야 하기 때문이다. 규정 이닝을 떠나 전체 투수로 범위를 넓히면 NC의 마무리인 임창민이 콘택트율 51.3%로 가장 뛰어난 기록을 가지고 있다. 콘택트율로만 따지면 세이브 1위인 넥센의 김세현(74.4%)보다 임창민이 압도적이라는 이야기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팬그래프#세인트루이스#오승환#콘택트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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