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디아 고가 13일 미국 하와이 주 오아후 코올리나골프장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롯데 챔피언십 포토콜 행사에서 하와이 전통 악기인 ‘우쿨렐레’를 연주하는 포즈를 취하고 있다 / 롯데 제공. 동아일보 DB
여자 골프 세계 랭킹 1위 리디아 고(19)는 오른쪽 손목에 문신을 했다. 자그마하게 로마 숫자인 ‘IV(4)-XXVII(27)-XIV(14)’를 새겼는데 자신이 프로 데뷔 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 처음으로 우승한 2014년 4월 27일을 기념하기 위해서였다.
리디아 고는 뜻 깊은 첫 승의 무대였던 스윙잉 스커츠 클래식 개막을 하루 앞둔 21일 미국 샌프란시스코 인근 레이크 머세드GC(파72)에서 문신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올해 우승하면 3연패를 달성하는데 두 번째 문신이라도 염두에 두고 있느냐는 내용이었다. 리디아 고는 “첫 번째 우승이라 너무 특별한 의미였고 평소 대회에 다니지 않는 아빠를 비롯해 온 가족이 지켜보는 가운데 달성했기 더 그랬다. 그래서 엄마의 허락을 받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문신을 또 할 지는 잘 모르겠지만 등에 용 같은 걸 그릴 수도 있는 거 아닌가”라며 웃었다.
이번 대회에서 리디아 고가 타이틀을 방어하면 LPGA 사상 10번째로 단일 대회 3연패를 이룬 선수가 된다.
경기를 앞두고 새삼 화제가 됐을 만큼 골프 선수의 문신은 쉽게 찾아보기 힘들다. 매너와 격식을 강조하는 골프에서 문신은 금기시되기도 한다. 국내 골프장에는 과도한 문신이 있는 골퍼는 사우나에 입장할 수 없다는 안내문이 붙어 있기도 하다. 이 때문에 문신을 하더라도 리디아 고처럼 노출되는 곳보다는 대부분 옷 안에 가려지는 신체 부위에 한다.
올해 마스터스에서 극적인 우승을 이룬 대니 윌렛(잉글랜드)은 오른쪽 팔뚝 아래쪽에 ‘8’자 모양 등의 문신을 새겼다. 묘하게도 올 시즌 LPGA투어 ANA 인스피레이션에서 우승한 리디아 고에 이어 윌렛이 ‘그린재킷’을 입으면서 남녀 골프 시즌 첫 메이저 대회 우승자가 나란히 문신이라는 공통점을 갖게 됐다.
왼손 장타자 버바 왓슨은 2014년 결혼 10주년을 맞아 60달러를 들여 결혼반지를 끼는 손가락에 부인의 이름인 ‘ANGIE’를 문신으로 새겼다. 원색적인 의상에 반항아 이미지가 강한 리키 파울러는 왼쪽 팔뚝 안쪽에 일본인 외할아버지의 이름인 ‘田中 豊’을 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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