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나이 불구 ‘승부처마다 한방’ 오리온 잔류 희망…타구단도 눈독 내달 1일부터 FA협상…거취 주목
프로스포츠에서 노장 선수에게 전성기를 누리는 것 이상으로 중요한 것은 커리어를 어떻게 마무리하느냐다. 프로농구 최고의 슈터 문태종(41·오리온)은 선수생활의 마무리를 고려할 단계다. 최근 2년간 오프시즌마다 “문태종이 은퇴를 고려하고 있다”는 말이 오갔다. 지난 시즌 사인&트레이드로 오리온 유니폼을 입은 문태종은 KBL 데뷔 이후 첫 챔피언 결정전 우승을 경험하면서 잊을 수 없는 시간을 보냈다. 40대로 접어들어 출전시간은 줄었지만, 중요할 때마다 특유의 ‘한방’을 꽂아 팀 우승에 기여했다. 챔피언 자리에 선 문태종은 1년 만에 다시 자유계약선수(FA)가 됐다. 올해도 그는 선수생활 지속 여부를 놓고 고민 중이다. 다음 시즌에도 그의 한방을 볼 수 있을까.
● 노장의 잔류를 원하는 오리온
원 소속구단 오리온은 우승 직후 문태종에게 “1년 더 함께하자”는 의사를 전했다. 2001∼2002시즌 이후 14시즌 만에 우승을 차지한 오리온은 현 전력을 유지해 2연패에 도전한다는 계획이다.
오리온 추일승 감독은 “우승 멤버를 그대로 꾸려서 새 시즌에 나서고자 하는 것이 감독으로선 당연한 마음 아니겠는가”라며 문태종의 잔류를 희망했다. 오리온뿐 아니라 타 구단들도 문태종을 바라보고 있다. 승부처에서 한방을 넣어줄 슈터가 필요한 2∼3개 팀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 문태종의 가치는 여전하다.
오리온은 “지금으로선 (문태종이) 1년 더 뛰는 쪽으로 마음이 기울었다. 일단 문태종을 잔류시킨다는 것이 구단의 방침이다”고 밝혔다.
오리온은 문태종 외에 허일영(31), 김강선(31) 등 주축선수들이 FA 자격을 얻었다. ‘우승 프리미엄’으로 기존 선수들의 연봉을 인상해줘야 하는 구단 입장에선 FA가 많다는 것이 큰 부담이다. 지난 시즌 문태종의 연봉은 3억8500만원이었다. 오리온은 “FA 선수들이 서로 양보해야 하는 상황이다. 문태종은 현재 서울에 머물고 있다. 5월초 만나 재계약에 대해 논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5월 1일부터 시작되는 FA 협상
올해는 문태종을 비롯해 양동근(35·모비스), 김선형(28), 이승준(38·이상 SK), 박상오(36·kt) 등 44명의 선수가 FA 자격을 얻었다. FA 선수들과 원 소속구단의 우선협상기간은 5월 1일부터 16일까지다. 원 소속구단과 협상이 결렬된 FA 선수의 영입을 원하는 구단은 5월 17일부터 20일까지 영입의향서를 KBL에 제출할 수 있다. 1개 구단의 영입의향서를 받은 선수는 해당구단으로 이적해야 한다. 2개 구단 이상의 영입의향서를 받은 선수는 팀을 선택할 수 있다. 단, 이적 첫 시즌 최고연봉을 제시한 팀과 연봉최고액을 기준으로 10% 차이 이내의 연봉을 제시한 구단 중에서만 팀을 고를 수 있다. 영입의향서를 받지 못한 선수는 5월 25일부터 원 소속구단과 재협상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