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우 올림픽 D-100]‘대한민국 명품’ 양궁, 올림픽 전 종목 금메달 꿈 이번엔 꼭 쏜다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4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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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우 신화’ 도전하는 양궁 국가대표 6명은

《한국 양궁은 4년 전 런던 올림픽 때까지 여자 단체전을 7연패하는 등 올림픽에서 19개의 금메달과 은메달 9개, 동메달 6개로 모두 34개의 메달을 땄다. 금메달 19개는 한국이 여름 올림픽에 출전했던 종목 중 가장 많은 것으로 양궁은 대표적인 올림픽 효자 종목이다. ‘신궁(神弓)’이라 불릴 만큼 압도적 기량을 자랑하는 한국 양궁도 올림픽에서 이루지 못한 것이 하나 있다. 올림픽 때마다 한국 양궁의 목표였던 전 종목(남녀 개인전 및 단체전 4개 종목) 석권은 아직 한 번도 나오지 않았다. 전 종목 석권에 가장 근접했던 대회는 1988년 서울 올림픽으로 당시 한국은 여자 개인전과 단체전, 남자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지만 남자 개인전에서 아쉽게 은메달에 그쳐 금메달 싹쓸이를 놓쳤다.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사상 첫 전 종목 금메달에 도전하는 ‘대한민국 명품’ 양궁 남녀 국가대표를 소개한다.(국가대표 선발전 순위 순)》
대표팀 향후일정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남녀 개인전과 단체전 4개 종목 석권을 노리는 ‘대한민국 명품’ 양궁 남녀 국가대표팀. 왼쪽부터 김우진, 구본찬, 장혜진, 기보배, 이승윤, 최미선. 이종석 기자 wing@donga.com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남녀 개인전과 단체전 4개 종목 석권을 노리는 ‘대한민국 명품’ 양궁 남녀 국가대표팀. 왼쪽부터 김우진, 구본찬, 장혜진, 기보배, 이승윤, 최미선. 이종석 기자 wing@donga.com
19일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양궁 리커브 국가대표 최종 선발전을 통과한 남녀 대표팀 6명은 선발전이 끝난 당일 바로 서울 태릉선수촌에 입촌해 하루 500발 이상의 화살을 쏘는 강훈련을 하고 있다. 오전 9시부터 낮 12시까지 오전 훈련을, 오후 2∼6시 오후 훈련을 한다. 저녁 식사 후 오후 7시부터는 자율 훈련이지만 선수들은 다 나와 또 활을 쏜다. 남녀 대표팀은 훈련 때 2발씩 3세트를 쏜 뒤 점수가 가장 낮은 2명이 70m 거리의 과녁에 꽂힌 화살을 되찾아 오기로 하는 내기도 해가면서 밝은 분위기에서 훈련하고 있다.

5월 10일부터 콜롬비아 메데인에서 열리는 세계양궁연맹 월드컵 2차 대회에 출전하는 대표팀은 이 대회를 대비한 국내 우수 팀 초청 경기를 27, 28일 이틀간 태릉선수촌에서 치른다. 남자 대표팀은 현대제철, 계양구청, 코오롱과 여자 대표팀은 청주시청, 현대백화점, LH와 경기를 갖는다. 대표팀은 6월 터키 안탈리아에서 열리는 월드컵 3차 대회까지 출전하고, 7월 말쯤 결전지 리우데자네이루로 떠난다. 대표팀은 1월 브라질 현지에서 한 차례 전지훈련을 했었다.


국가대표 선발전 여자부 1위 절정의 기량

최미선(20·광주여대)


올림픽에서 메달을 따는 것보다 더 어렵다는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당당히 여자부 1위를 했다. 19일 끝난 리우 올림픽 국가대표 최종 선발전에서 최미선은 런던 올림픽 개인전 금메달 리스트인 기보배(28·광주광역시청)를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기보배가 지난해 세계선수권 우승에 따른 가산점 2점을 받았는데도 최미선이 더 앞섰다. 현재 세계 랭킹 1위로 지난해 9월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린 프레올림픽 개인전에서도 1위를 하는 등 대표팀 막내이지만 절정의 기량을 보이고 있다. 초등학교 3학년 때 “양궁 한 번 해 볼 사람” 하고 묻는 선생님 얘기를 듣고 호기심에 양궁을 하게 됐다. 당시는 양궁이 뭔지도 몰랐다고 한다. 평소 표정이 무뚝뚝해 “화났냐?”는 질문을 종종 받지만 알고 보면 쾌활한 성격이다. 별 모양의 귀걸이와 원숭이 인형을 좋아한다.

 
한국 양국 사상 첫 올림픽 개인전 2연패 노려

기보배(28·광주광역시청)

런던 올림픽 개인전과 단체전 2관왕으로 한국 양국 사상 첫 올림픽 개인전 2연패를 노린다. 3명을 뽑는 국가대표 최종 선발전에서는 2위를 했다. 세계 랭킹은 2위. 런던 올림픽 이후 2014년 인천 아시아경기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탈락하는 등 슬럼프를 겪었지만 다시 태극마크를 달았고, 지난해 광주 유니버시아드대회와 코페하겐 세계선수권에서 1위를 하면서 정상의 자리를 되찾았다. 남녀 대표팀 6명 중 유일한 올림픽 무대 경험자다. 하지만 기보배는 “차라리 처음 나가는 올림픽이면 좋겠다. 올림픽이라는 큰 무대가 주는 위압감과 부담감을 알기 때문이다. 아무 생각 없이 준비했던 런던 대회 때가 더 편했던 것 같다”고 했다. 초등학교 4학년 때 양궁을 시작했다. 당시 기보배의 부모님은 방과 후 활동 정도로 생각하고 허락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엘리트 체육이어서 처음에는 다소 난감해했다고 한다. 쾌활한 성격이고, 손톱 가꾸기를 좋아한다.
 
4년전 아픔딛고 합류… 대표팀 분위기 메이커

장혜진(29·LH)

1987년 5월생으로 남녀 대표팀 중 나이가 가장 많지만 1988년 2월생인 기보배와는 친구다. 이번 국가대표 최종 선발전에서 3위로 리우행 마지막 티켓을 차지하면서 4년 전의 아픔을 털어냈다. 장혜진은 런던 올림픽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4위로 탈락했었다. 이런 아픔을 겪어본 때문인지 19일 최종 선발전에서 4위로 올림픽 출전이 좌절된 후배 강채영(20·경희대)을 꼭 껴안고 함께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2014년에 인천 아시아경기 개인전에서 은메달을 땄고 같은 해 월드컵 대회에서 한 차례 우승했다. 세계 랭킹은 6위. 초등학교 4학년 때 처음 활을 잡았다. 아주 쾌활한 성격으로 대표팀의 분위기 메이커다. 대표팀 동료들 얘기로는 노래방에 가면 마이크를 잘 놓지 않는 스타일이라고 한다. 나이가 어린 남자 대표팀 선수들이 “누나, 누나” 하면서 아주 잘 따른다.
 
세계 랭킹 1위로 올림픽 첫 출전의 꿈 이뤄

김우진(24·청주시청)

세계 랭킹 1위로 국가대표 남자부 최종 선발전을 1위로 통과하면서 올림픽 첫 출전의 꿈을 이뤘다. 4년 전 런던 올림픽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4위를 해 올림픽 출전이 좌절됐었다. 2010년 광저우 아시아경기 개인전과 단체전 2관왕에 이어 2011년 세계선수권에서도 개인전과 단체전 금메달을 차지하면서 남자 양궁 간판으로 떠올랐다. 하지만 런던 올림픽 대표팀 선발전에서 탈락한 뒤 2014년 인천 아시아경기에서도 예선 라운드를 통과하지 못하는 등 한동안 부진했다. 지난해 7월 세계선수권 2관왕에 이어 9월 프레올림픽 개인전 1위를 하면서 올림픽 금메달에 대한 기대를 높였다. 두 살 위 형이 먼저 시작한 양궁을 신기하게 쳐다보다 초등학교 3학년 때 양궁에 입문했다. 별명은 ‘숙희’. 러시아 용병을 떠올리게 하는 강인한 인상 때문에 처음엔 ‘우진스키’로 불리다가 숙희가 됐다. 인상과는 달리 사교성이 좋은 편이다.
 
프레올림픽서 개인전 3위… 자신감이 장점

구본찬(23·현대제철)

국가대표 최종 평가전을 2위로 통과했고, 세계 랭킹은 4위. 지난해 프레올림픽 개인전에서 3위를 해 올림픽 메달 가능성을 높였다. 양궁은 초등학교 5년 때 시작했다. 당시 양궁부 감독을 맡고 있던 담임선생님이 양궁부에 들어오면 용돈으로 매일 1000원을 주겠다는 얘기에 덜컥 가입했다. 하지만 선생님은 일주일 정도 용돈을 주다 말았다. 그래도 양궁은 계속 했다. 그는 “한 달 정도 해보고 재미가 없으면 그만두려고 했는데 양궁이 재미있었다. 솔직히 공부보다는 양궁이 낫겠지 싶었다”고 말했다. 여자부 장혜진과 함께 대표팀의 분위기 메이커다. 초등학생 때 어머니가 “양궁은 차분한 맛이 있어야 하는데 촐싹대는 성격에 무슨 양궁이냐”며 말렸을 정도로 외향적인 성격이다. 올림픽 첫 출전이지만 어떤 대회를 나가도 자신감이 넘치는 게 장점이다.작년 광주 U대회 3관왕… 마지막 슈터로 제격

이승윤(21·코오롱)


세계 랭킹 2위로 국가대표 최종 선발전에서 3위를 해 올림픽 무대를 처음 밟게 됐다. 강원체고 3학년이던 2013년 안탈리아 세계선수권 개인전에서 1위에 오르면서 남자 양궁의 기대주로 떠올랐다. 지난해 광주 유니버시아드대회에서 개인, 단체, 혼성전 3관왕을 차지했다. 유니버시아드대회가 열린 지난해 7월 당시에는 세계 랭킹 1위였다. 이승윤은 담력이 좋아 김우진, 구본찬과 함께 출전했던 광주 유니버시아드대회 리커브 단체전에서 마지막 슈터를 맡았다. 셋이 함께 출전하는 이번 올림픽에서도 김우진이 1번, 구본찬이 2번으로 나서고, 이승윤이 마지막 슈터를 맡을 것으로 보인다. 이승윤은 3명의 남자 대표팀 중 가장 조용한 성격이다. 훈련이 없을 때에도 친구들을 만나는 것보다는 혼자 보내는 시간이 더 많다. 장난감 조립을 좋아한다. 양궁은 초등학교 3학년 때 시작했다.

이종석 기자 wing@donga.com
#리우 올림픽 d-100#양궁대표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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