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우 올림픽 D-100]이제는 메달 딸 때… 막연한 생각, 현실로 만들 준비 끝!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4월 27일 03시 00분


‘리우의 요정’ 꿈꾸는 손연재

2015 광주유니버시아드 대회에서볼 연기를 선보이고 있는 손연재. 동아일보DB
2015 광주유니버시아드 대회에서볼 연기를 선보이고 있는 손연재. 동아일보DB
올림픽 메달을 향한 손연재(22·연세대)의 꿈은 8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손연재는 14세 중학생이던 2008년 최연소 리듬체조 국가대표 상비군에 선발돼 태극마크를 달았다.

새삼 놀랄 것도 없었다. 2006년 전국소년체전 리듬체조 1위에 오른 손연재는 2007년 유러피안 챔피언 월드컵 주니어 대회에서 러시아, 불가리아의 선수들을 제치고 개인종합 5위에 오르더니 이듬해 2008년 말레이시아 에인절컵에서는 개인종합 1위를 차지했다. 당시 전문가들은 손연재에게 “또래보다 표현력과 유연성이 좋아 기술만 보완한다면 세계적인 선수가 될 수 있다”고 평했다.

결국 손연재(16·당시 세종고)는 2010년 리듬체조 대표선발전에서 줄, 후프, 볼, 리본 4종목 합계 105.850점으로 3∼6세 많은 언니들을 제치고 1위에 오르며 자신의 시대를 알렸다.

그해 3월 월드컵시리즈 칼라마타 시니어 첫 데뷔전에서 개인종합 98.450점으로 참가선수 27명 중 12위에 오른 손연재는 2010년 광저우 아시아경기대회에서 3위에 올라 국제대회 첫 메달을 목에 걸었다. 당시 손연재는 총점 108.450점으로 금메달리스트 안나 알랴비예바(카자흐스탄)와 은메달리스트 울랴나 트로피모바(우즈베키스탄)에게 각각 3점, 1점 뒤졌다.

하지만 2011년 이탈리아 페사로 국제체조연맹(FIG) 월드컵에서 손연재는 개인종합 104.825점을 따내며 광저우 때 금, 은메달을 내줬던 이들보다 2점가량 높은 점수로 12위에 올랐다. 명실상부한 아시아 최고 리듬선수 자리에 자신의 이름을 새기는 순간이었다.

꿈에 그리던 첫 올림픽 무대에서도 손연재는 새 역사를 계속 썼다.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 손연재는 3위 류보프 차르카시나(벨라루스·111.700점)에게 불과 0.225점 모자라는 종합 111.475점으로 5위에 올랐다. 당시 은메달리스트 드미트리예바의 전담 코치 올가 부이아노바 씨는 “손연재는 2∼3년 안에 러시아를 위협하는 선수로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쏟아지는 관심과 칭찬에도 고등학생 손연재는 침착했다. 런던 올림픽을 마친 뒤 손연재는 “아직 메달 딸 때가 아니다. 하지만 나도 ‘할 수 있겠구나’라고 느꼈다. 막연한 생각을 현실로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올림픽이 끝나자마자 손연재는 메달이라는 꿈을 현실로 만들기 위한 긴 여정을 시작했다. 2013년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 리듬체조 아시아선수권에서 금메달을 딴 손연재는 그해 세계선수권에서 개인종합 순위를 5위까지 끌어올렸다.

결국 2014년 손연재는 포르투갈 리스본 국제체조연맹(FIG) 월드컵에서 처음으로 월드컵 개인종합 금메달을 따냈다. “세계 대회에서 처음으로 애국가가 울려 퍼졌을 때 뭉클하고 행복했다”는 손연재는 대회를 마친 뒤에도 긴장을 늦추지 않기는 마찬가지였다. “신체조건이 좋은 유럽 선수들과 경쟁하기 위해 (프로그램의) 난도를 높이고 훈련량을 많이 늘렸다. 훈련량이 많아 힘들긴 했지만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이들보다 더 많이 연습해야 한다.”

이제 생애 두 번째이자 자신의 마지막 올림픽을 앞둔 손연재는 자신의 모든 것을 쏟아 부은 프로그램 구성을 앞세워 나가는 국제대회마다 자신의 개인 최고점수를 경신하며 올림픽 메달에 한걸음씩 다가가고 있다. 손연재는 올 2월 열린 2016 모스크바 그랑프리 전 종목에서 18점대의 점수를 따내며 합계 72.946점으로 개인종합 2위에 올랐다. 지난해 8월 소피아 월드컵에서 기록했던 개인 최고점수(72.800점)를 반년 만에 경신했다. ‘자기 자신과의 싸움’에서 가속을 내고 있는 손연재는 2개월 뒤인 4월 이탈리아 페사로 월드컵에서 또 개인종합 73.900점으로 또 다시 개인최고점 기록을 갈아 치웠다.

“0.1점, 0.05점 차로 메달색이 결정된다. 아무리 작은 점수라도 높이기 위해 늘 노력하겠다”는 손연재는 일찌감치 리우를 향한 카운트다운을 시작했다.

임보미 기자 bom@donga.com
#리우 올림픽 d-100#손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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