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회 연속 올림픽 축구 메달 획득의 열쇠를 쥔 ‘와일드카드’ 중 2명은 예상대로 수비수가 뽑힐 전망이다. 신태용 올림픽 대표팀 감독은 26일 가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D-100 기자회견에서 “와일드카드 후보로 5명 정도를 올려놓고 있으며 수비수를 염두에 두고 있다”고 밝혔다.
올림픽 축구에서는 18명의 엔트리 중 24세 이상의 와일드카드를 최대 3명까지 쓸 수 있다. 이미 공격수 손흥민(24·토트넘)을 와일드카드로 낙점한 신 감독은 나머지 2명을 수비수로 뽑아 대표팀의 약점인 수비를 보완할 계획이다. 그는 “세계 대회에서는 수비가 강한 팀이 좋은 성적을 낸다. 23세 이하 수비수 중에는 주전 경쟁에 밀려 실전 감각이 떨어진 선수가 많기 때문에 와일드카드로 수비수 발탁에 무게를 두고 있다”고 말했다.
당초 이날 와일드카드가 확정 발표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신 감독은 와일드카드 명단을 발표하지 않았다. 그는 “울리 슈틸리케 국가대표팀(A대표팀) 감독님이 독일 출장 중이어서 만나지 못했다. 와일드카드 선정과 발표는 내 마음대로 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와일드카드 후보들이 A대표팀에서 활약 중인 선수이기 때문에 차출을 놓고 슈틸리케 감독과 조율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또 와일드카드 후보의 소속팀과 올림픽 차출 협의가 완료되지 않았을 수도 있다. A대표팀 수비수 중에는 홍정호(27·아우크스부르크), 장현수(25·광저우 푸리) 등이 유력한 와일드카드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문제는 이들이 병역을 면제 받아 올림픽 출전에 대한 동기 부여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신 감독은 “와일드카드 선수들이 (병역 의무가 남은) 나머지 선수들을 위해 희생할 수 있도록 만들겠다”고 말했다.
신 감독의 목표는 ‘2012 런던 올림픽 신화(동메달 획득)’를 재현하는 것이다. 그는 2012년 8월에 열린 런던 올림픽 축하연에서 동메달 쾌거를 이룬 홍명보 감독에게 “다음 올림픽 대표팀 감독은 정말 힘들 것 같다”고 말했었다. 신 감독은 “축하연에서 트로트 ‘뿐이고’를 개사해 ‘나는 축구뿐이고’라며 노래를 부를 때만 해도 내가 올림픽 대표팀을 이끌게 될 줄은 몰랐다”며 “‘홍명보호’의 후배인 우리들도 좋은 성적을 거둬 국민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한편 다음 달 30일에 소집되는 올림픽 대표팀은 6월 A매치 기간(5월 30일~6월 7일) 안방에서 ‘4개국 국제 축구대회(가칭)’를 가질 예정이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리우 올림픽 본선에 진출한 국가 중 3개국을 섭외 중이다”고 밝혔다. 그러나 같은 기간에 A대표팀은 스페인, 체코와의 평가전이 예정돼 있다. 신 감독은 “손흥민 등 와일드카드를 부르고 싶지만 슈틸리케 감독님도 최정예 멤버로 스페인과 맞붙고 싶어하신다. 서로 ‘윈윈’할 수 있는 방안을 찾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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