깁스한 상태서 석사 논문 준비까지 이제야 경륜 전념…특별승급 ‘성과’ 인지도 밀리지만 그냥은 안 당한다
‘석사 레이서’ 김성현(28·17기·사진)이 특선급에서 다시 한번 웅비할 채비를 마쳤다. 그동안 특선급과 우수급을 오가는 ‘철새’였지만 이젠 특선급 ‘텃새’로 둥지 틀 계획이다. 잦은 부상과 대학원 학업으로 경륜에 전념할 수 없었지만 이젠 부상도 완쾌됐고 대학원 졸업도 했다. 그 힘이었을까. 김성현은 지난 17일 광명 우수급 결승에서 추입 승부를 통해 1착하며 2주 연속 입상(1, 2위 내 진입)하면서 특선급으로 특별승급 했다.
● 잦은 부상· 대학원 공부 부담 털고 특선급 특별승급
“그동안 팔목 골절 수술과 더불어 핀 제거 수술로 간간이 공백이 있었다. 깁스를 한 상태에서 대학원 논문 준비까지 하면서 힘든 시기였다. 이런 이유 때문에 경주에서 기복을 보이면서 강급이 됐다. 최근 몸 상태도 회복되고 대학원도 졸업을 하면서 경륜에 전념할 수 있게 됐다. 고생 끝에 특선급으로 승급해 나름 기쁘다. ‘할 수 있다’라는 용기를 얻었고 특선급 복귀에 만족하지 않고 부족한 점을 찾아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임하겠다.”
지난 해 강급 이후 오랜만에 특선급에 복귀했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다. 그래서 준비도 철저히 했다. 그는 “특선급은 우수급과 비교해 시속이 빠르다. 한 경주에 편성된 7명의 선수들이 각자 잘 할 수 있는 점이 있어 특선급에 올라온 선수들이다”고 평가하고 “(내가)특선급 중 인지도에서 밀릴 수 있다. 그러나 호락호락 당하지 않겠다. 축 선수를 놓고 타 선수들과 마크 경합에 나서며 괴롭힐 생각이다. 스타트와 웨이트 훈련을 통해 보강하고 있다. 축이 있는 금, 토요일은 치열하겠지만 이들이 결승 진출하고 남은 일요경주는 해볼 만 선수들이라 ‘유종의 미’를 얻는다는 자세로 입상권 진입을 노리겠다”고 밝혔다.
● 짜장면 맘대로 먹을 수 있어 시작한 운동
김성현은 초등학교 때 육상선수였다. 운동선수가 되면 짜장면과 고기를 마음대로 먹을 수 있다는 얘기에 육상선수를 택했다. 공부와 담을 쌓은 탓인지 중학교 진학이후 성적이 바닥이었다. 보다 못한 어머니께서 직장동료의 아들(주현욱, 20기)이 사이클 선수라며 함께 운동을 시켜보라는 권유에 인연을 맺은 것이 자전거였다. 어머니 손에 이끌려 벨로드롬을 찾았는데 화려하고 스피드 있는 사이클에 매료됐다. 중학교 때 아버지께 알리지 않고 어머니와 단 둘이 알고 지낸 비밀이었다. 고등학교 때 전국대회서 차츰 성적을 내면서 아버지께 알렸다. 아버지께서 흔쾌히 허락을 하셨고 지금까지 응원을 하고 계신다.
그렇게 자전거와 인연을 맺은 김성현은 “자전거는 인생에 있어 ‘디딤돌’과 같은 존재”라고 정의했다. 10여년 자전거와의 사랑에 빠진 김성현. 그가 꼽은 자신의 최고의 경주는 어떤 것일까.
“2011년 그랑프리 예선에서 2위를 하며 준결승 진출에 성공했을 때다. 지금 생각해도 소름이 돋을 정도다. 경륜 일생에 있어 큰 대회에서 입상 한 선수는 드물다. 값지고 소중한 경주였다.”
김성현의 장점은 긍정적인 성격과 대화를 통해 소통하려는 마음이다. 경기력은 스타트와 순발력이 좋다. 단점은 운동선수인 탓도 있지만 욱하는 성격이다. 개인의 심정이 바로 드러나는 얼굴이라 포커페이스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경기력은 자력승부 시 후반 시속이 떨어지고 있는 게 단점이다.
자신 만의 훈련방법을 묻자 “훈련스케줄을 만들어 팀 동료인 이진영 선수와 함께 오토바이 유도훈련을 하고 있다. 훈련파트너 중 한 명인 김기범 선수는 최근 경주 중 낙차로 쇄골골절이후 치료 중이라 함께 하고 있지 않다. 하체 보다 상체 웨이트 훈련에 중점을 두고 있고 등산을 통해 마음을 다스리고 있다”고 소개했다.
김성현의 목표는 S3반에서 S2반으로 승격하고 나중에 중머리급 선수로 인정받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단기적이 목표일뿐이다. ‘처음과 끝이 같은 사람이 되자’는 그의 좌우명처럼 진정성 있고 인성적으로 괜찮은 선수로 남는 게 꿈이다.
그는 “서른이 코앞인데 부모님·누나와 함께 살고 있다. 아직 사귀는 여자친구는 없다. 당분간 경륜에 전념하고 싶지만 때론 여자친구가 있었으면 하는 생각도 많다. 당분간 경륜에 집중하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