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우를 향해 뛴다!] 과학을 덧입힌 칼끝…한국 펜싱 “이번에도 메달 효자”

  • 스포츠동아
  • 입력 2016년 4월 28일 05시 45분


한국펜싱은 어느덧 올림픽 효자종목으로 등장했다. 세계 최강으로 도약함에 따라 한국펜싱에 대한 각국의 견제도 심해졌다. 그만큼 체계적인 훈련과 지원이 조화를 이뤄야만 2016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에서도 원하는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스포츠동아DB
한국펜싱은 어느덧 올림픽 효자종목으로 등장했다. 세계 최강으로 도약함에 따라 한국펜싱에 대한 각국의 견제도 심해졌다. 그만큼 체계적인 훈련과 지원이 조화를 이뤄야만 2016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에서도 원하는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스포츠동아DB
■ 26. 펜싱

음악과 현대무용 접목 맞춤형 훈련
밸런스 개선 미세근육 강화 운동도
남현희·남녀 에페 단체전 등 기대


펜싱은 고대 서양의 검술에서 유래됐다. 공격 유효면과 검의 공격방법 등에 따라 사브르(Sabre), 에페(Epee), 플뢰레(Foil) 등 3가지 종목으로 나뉜다. 에페 선수들은 전신을 찌르는 종목인 만큼 플뢰레와 사브르에 비해 키가 크고 힘이 좋다. 또 칼은 무겁고 길다. 반면 플뢰레와 사브르 선수들은 가볍고 민첩한 것이 특징이다. 에페와 플뢰레는 3분 3회전으로 치러지는데, 15점을 먼저 따도 종료된다. 사브르는 8점 획득시 1분 휴식이 주어지고, 15점을 내면 경기가 종료된다. 이 때문에 사브르 선수들이 가장 빠르고 날렵한 특성을 보인다.

한국펜싱은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전 종목 메달 획득이라는 뛰어난 성과를 냈고, 여세를 몰아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에선 금메달 8개, 은메달 6개, 동메달 3개로 총 17개의 메달을 따내는 등 세계적 수준으로 발돋움했다.

그러나 좋은 성적으로 주목받기 시작하면서 과거와 달리 우리나라 선수들의 기술이나 전력이 널리 알려진 까닭에 이전에 비해 성적을 내기가 어려워진 것도 사실이다. 이에 따라 회장사인 SK텔레콤과 대한펜싱협회에선 2015년부터 코치진, 영상분석관, 의무트레이너, 체력트레이너, 그리고 한국스포츠개발원(KISS) 연구원을 중심으로 펜싱 드림팀을 만들어 2016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을 위한 전폭적 지원을 펼치고 있다. 특히 KISS는 펜싱선수들의 체력 및 기술 분석을 통해 문제점을 파악하고 이에 맞는 새로운 훈련프로그램을 제공하는 한편, 심리 훈련 및 상담을 통해 선수들의 자신감 향상, 불안 극복 등에 기여하고 있다.

펜싱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기술과 전술이다. 이를 더욱 잘 수행하기 위해선 체력과 집중력이 필수다. 펜싱에서 기본적으로 중요한 체력으로는 3분 3회전 경기를 예선부터 결승까지 여러 번 이겨낼 수 있는 지구력, 런지 동작 등을 잘 수행하기 위한 유연성, 파워 등을 꼽을 수 있다. 그러나 다양한 기술을 펼치고 상대의 빈틈을 파악해 공격하기 위해선 협응력 및 리듬감을 높이는 훈련도 필요하다.

이를 위해 KISS에선 음악에 맞춰 여러 종류의 펜싱 스텝을 계속 유지하는 ‘스텝 트레이닝’을 통해 펜싱에 사용되는 근육을 직접적으로 훈련시킴으로써 전환기 없이 유·무산소 능력을 향상시키도록 했다. 또 음악에 맞춰 다양한 기술을 수행하게 함으로써 집중력과 신체의 협응력을 높이도록 했다. 아울러 선수들의 지구력을 높이기 위해 피스트의 길이에 맞춰 펜싱 스텝을 지속적으로 실시하는 셔틀 트레이닝도 개발했다.

이 모든 트레이닝 방법은 일반적으로 실시하는 기존의 달리기 방식에서 탈피해 선수들이 경기 중 활용하는 근육을 사용하는 펜싱 맞춤형 훈련이라고 할 수 있다. 이밖에도 펜싱의 특이적 움직임을 고려해 현대무용과 접목한 무브먼트 펜싱, 선수들의 신체 밸런스와 미세한 움직임을 개선하도록 하는 미세근육 강화운동 등을 제공해 펜싱에서 사용되는 근육들을 자극하고 풀어줄 수 있도록 했다.

그러나 펜싱은 국제대회가 많은 종목 중 하나이다. 선수들이 한 달에 한 번 정도는 월드컵이나 그랑프리대회 참가를 위해 가까이는 아시아, 멀게는 남미나 아프리카까지 날아간다. 이 때문에 지속적인 훈련프로그램을 유지하기 어려운 경우, 현지에서도 활용할 수 있는 간단한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또 경기장소에 따라 필요할 경우 시차적응훈련 등을 실시하고 있다.

특히 이번 올림픽이 열릴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는 우리나라와 시차, 날씨 등 환경이 매우 다르므로 이에 대비한 적응훈련프로그램이 필요하다. 또 효율적 에너지 사용을 위해 평상시 또는 경기 중간의 영양 섭취에 대한 교육이 필요한 만큼 향후 이에 대한 지원도 실시할 계획이다.

현재 한국펜싱은 특히 사브르 종목에서 런던올림픽 이후 꾸준한 성적을 내고 있다. 그러나 아쉽게도 이번 올림픽에선 남자 사브르와 여자 플뢰레 종목의 단체전이 없어 아쉽다. 그래도 남자 사브르에선 세계랭킹 2위 구본길(27)과 5위 김정환(33·이상 국민체육진흥공단)의 개인전 메달을 기대해볼 수 있으며, 한국펜싱 최초로 올림픽에 4회 출전해 메달을 노리는 여자 플뢰레의 남현희(35·성남시청)를 주목해볼 만하다. 또 지난 세계선수권대회에서 2위를 차지했던 남자 에페 단체와 런던올림픽 여자 에페 단체전 은메달의 주역인 신아람(30), 최인정(26·이상 계룡시청), 최은숙(30·광주 서구청)이 출전하는 여자 에페의 경우 전체적 팀워크나 스포츠과학 접목이 잘 이뤄지고 있어 기대가 큰 종목이다. 이제 리우올림픽까지 얼마 남지 않은 기간 동안 체계적 훈련을 통해 기술 및 체력을 향상시키고, 부상 예방을 비롯한 컨디션 관리에 더욱 집중해 모두가 원하는 성적을 낼 수 있기를 기원한다.

국민체육진흥공단 한국스포츠개발원(KISS) 스포츠과학실 연구원 정진욱 박사
스포츠동아·KISS 공동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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