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에게 29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두산전은 중대 기로였다. 대전에서 한화에 2연패를 당하며 8승 12패까지 밀린 상태였다. 이 와중에 주축 선발인 윤석민과 임준혁은 부상 이탈했다. 마무리도 부재한 상태였다.
게다가 KIA와 29일부터 3연전에 돌입하는 팀은 4월 최강의 기세를 올리고 있던 두산이었다. 두산은 29일 마이클 보우덴~30일 장원준~5월 1일 더스틴 니퍼트의 핵심선발이 연속해서 등판하는 스케줄이었다.
위기에서 KIA를 구해낸 주역은 긴 부상 터널을 뚫고 돌아온 한기주(29)였다. 전성기의 시속 150㎞ 강속구는 사라졌지만 경기를 풀어가는 능력을 가지고 돌아왔다. 5.2이닝 동안 5안타 5볼넷을 내줬지만 실점은 단 1점이었다. 2006년 8월3일 광주 두산전 7이닝 투구 이후에 선발로 돌아와 3557일만의 가장 긴 이닝 투구였다. 4-1로 승리해 한기주는 선발 3연승으로 시즌 3승을 장식했다.
선발승으로 생일을 자축한 한기주는 “생일에 특별한 승리를 거둔 것 같아 기분이 좋다. 팀이 어려울 때마다 선발 등판을 하게 돼 부담이 컸지만 결과가 좋아 기쁘다. 매 이닝 중간계투로 등판한 것처럼 던진다고 생각한 것이 좋은 결과로 연결됐다. 공수에서 야수들의 도움이 컸다. 투수진 사정이 좋지 않은데 좀 더 긴 이닝을 책임지지 못해 중간투수들에게 미안하다. 이탈한 투수들이 돌아올 때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또 하나 KIA의 소득은 불펜진 재건의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것이다. 한기주에 이어서 투입된 좌완 임기준과 우완 홍건희가 1.2이닝씩을 무실점으로 막아낸 것이다. 마무리 부재 상황에서 투입된 홍건희는 최고구속 151㎞를 찍으며 자신감 있는 피칭을 보여줬다.
홍건희는 시즌 1호 세이브였다. 지난해 첫 세이브를 거둔 적 있었지만 당시엔 3이닝 세이브였다. 실질적 첫 터프세이브다. KIA 김기태 감독도 승리 직후 선발 한기주와 마무리 홍건희의 피칭을 칭찬했다. 연패를 끊은 결과도 컸지만 투수들의 가능성을 확인했기에 더욱 소중한 1승이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