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농구 국가대표팀의 주전 센터인 고려대 이종현(22·206cm)은 지난달 13일 체성분 및 근육 검사에서 과체중 판정을 받았다. 복부 지방률도 0.92로 표준 범위(0.8∼0.85)를 넘었다.
올해 초부터 살을 찌우고 있는 이종현은 2016 대학농구리그가 한창 진행 중인 지금도 체중 불리기를 계속하고 있다. 현재 몸무게가 114kg인 이종현은 특히 허리 위쪽 부위에 의도적으로 살을 불리고 웨이트트레이닝을 통해 늘어난 살을 근육으로 만드는 과정을 반복하고 있다.
대학교 2학년이었던 2014년 5월 검사 때 이종현의 몸무게는 74kg밖에 되지 않았다. 깡마른 ‘꺽다리’였다. 장기 주변에 붙은 근육을 제외한 순수 근육량을 나타내는 골격근량 수치도 33.7kg에 불과했다. 2년 만에 체중을 40kg 가까이 늘리면서 골격근량도 53.5∼54.9kg으로 키웠다. 살을 찌우면서 비만이 됐지만 근육량도 많은 신체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프로농구 2016∼2017시즌 신인 드래프트에서 1순위가 유력한 이종현은 “확실히 어깨가 넓어지고 힘이 생기니까 골밑에서 자신감이 넘친다”고 말했다.
이종현은 올 시즌 대학리그 9경기에서 경기당 평균 15.22득점(5위)에 리바운드 10개(5위), 블록슛 2.44개(1위)를 기록하고 있다. 득점과 리바운드만 보면 이름값에 걸맞지 않은 활약이다. 하지만 최대한 골밑으로 가깝게 접근해 올리는 득점에 집중하면서 2점 야투 성공률이 65.7%로 지난 시즌(57.61%)보다 훨씬 나아졌다. 골밑에서 상대 수비를 밀어내면서 동료들에게 득점 기회를 만들어주는 도움도 늘었다. 이종현은 지난 시즌 1개였던 경기당 평균 도움을 올 시즌 1.78개로 늘리며 도움 순위 10위에 이름을 올렸다.
몸무게가 늘었지만 속공 가담 빈도도 높아진 이종현은 “몸무게를 처음 늘렸을 때는 둔하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이젠 적응이 됐다. 오히려 가속도가 붙어 스피드가 더 살아나는 것 같다”며 “프로에 가기 전에 골밑에서 할 수 있는 기량을 더 세밀하게 다듬을 것”이라고 각오를 밝혔다.
이종현과 비교되는 국가대표 센터인 LG의 김종규(25·207cm)도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농구 전문 클럽에서 집중적인 웨이트 트레이닝을 통해 빈약했던 상체를 우람하게 바꿨다.
김진 LG 감독은 “골밑 몸싸움에서 버텨내기 위해 근육량을 계속 늘리도록 주문해왔다”며 “현재 100kg 전후까지 몸무게를 늘렸는데 힘과 스피드의 농구를 하기에 가장 이상적인 몸으로 변모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골밑에서 몸싸움을 해야만 하는 센터에게 체중은 중요하다. 한때 이종현, 김종규보다 한 수 아래로 평가받았던 중국 대표팀의 센터 저우치(20·214cm)는 지난달 미국프로농구(NBA) 사무국에 2016 신인 드래프트 신청서를 냈다. 현지에서는 드래프트 1라운드 후반이나 2라운드 초반에 지명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몸무게가 95kg밖에 되지 않아 적응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평가가 적지 않다. 그 때문인지 현재 미국에 건너가 드래프트를 준비하고 있는 저우치도 상체 근력을 보강하는 데 여념이 없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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