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lf]확실한 强者의 탄생 박성현, KLPGA 흥행 이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5월 31일 03시 00분


올 시즌에만 KLPGA 4승을거둬들인 필드의 대세 박성현.
올 시즌에만 KLPGA 4승을거둬들인 필드의 대세 박성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에 ‘박성현(23·넵스) 돌풍’이 몰아치고 있다.

올 시즌 박성현은 적수를 찾아보기 힘들 만큼 완벽한 독주 체제를 갖추고 있다. 그는 최근 강원 춘천시 라데나골프클럽에서 끝난 두산 매치플레이 챔피언십 결승에서 김지현(25)을 연장 접전 끝에 꺾고 시즌 4번째 우승을 챙겼다. 시즌 개막 전에 5승을 목표로 잡았던 박성현은 “반드시 우승하고 싶었던 매치플레이 챔피언십에서 정상에 올라 기쁘다. 목표인 5승에 1승만 남겨뒀지만 다음 우승은 언제가 될지 모르기 때문에 매 경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승률 66.7%(6개 대회 참가해 4승)를 기록하며 다승 1위를 달리고 있는 박성현은 상금(5억2767만5000원), 대상 포인트(224점), 평균 타수(69.47)에서 모두 선두에 올라 다관왕을 위한 질주를 계속하고 있다. KLPGA투어의 대표적 ‘장타자’인 그는 드라이브 비거리도 267.31야드로 1위다. 시즌 초반부터 맹렬한 기세로 승수를 쌓아 올리고 있는 박성현이 올 시즌에 KLPGA투어의 각종 기록을 갈아 치울 수 있을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역대 KLPGA투어 한 시즌 최다승 기록은 신지애의 9승(2007년)이며, 한 시즌 최다 상금 기록은 김효주가 세운 12억890만 원(2014년)이다.

지난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대상 시상식에서 어깨를 드러낸 드레스로 평소와는 다른 매력을 선보인 박성현(넵스).
지난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대상 시상식에서 어깨를 드러낸 드레스로 평소와는 다른 매력을 선보인 박성현(넵스).
박성현은 지난해 28개 대회에서 3승을 거두며 상금 7억3600만 원을 챙겨 일찌감치 국내 투어 무대를 이끌어갈 강자로 주목받았다. 그는 “(지난해에) 우승 경쟁을 자주 하면서 많은 경험을 쌓을 수 있었다. 언제든 집중하다 보면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다는 자신감도 얻었다”고 말했다. 특히 올 시즌엔 장기인 장타를 최대한 활용하면서 약점으로 지적됐던 쇼트게임과 퍼팅을 보완해 한층 더 발전된 기량을 선보이고 있다. 박성현은 그린 적중률(80.74%) 1위에 올라 있다. 평균 퍼팅 수는 29.80개(11위)로 지난해 31.15개(공동 74위)보다 성적이 좋아졌다.

‘남달라’라는 별명이 새겨진 박성현의 캐디백.
‘남달라’라는 별명이 새겨진 박성현의 캐디백.
올해 초 미국 캘리포니아 주 터메큘라에서 전지훈련을 한 박성현은 쇼트 게임 연습에 집중하는 동시에 한 시즌 내내 컨디션을 꾸준히 유지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강한 체력 훈련을 실시했다. 당시 박성현은 팔굽혀펴기를 50회씩 4세트, 하루 200회를 반복하며 상체 근력 강화에 집중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성현은 “(열심히 전지훈련을 했지만) 여전히 부족한 부분이 있다. 체력 등 부족하다고 생각되는 부분은 경기를 하면서 채워 나가겠다”고 말했다.

호쾌한 장타와 역전승을 이끌어 내는 강한 집중력 등 스타성과 흥행 능력을 두루 갖춘 박성현은 각종 업체의 후원을 받아 ‘걸어 다니는 광고판’으로 불린다. 고품격 종합 가구 전문 기업 넵스는 2013년부터 박성현의 메인 후원사를 맡고 있다. 넵스 관계자는 “박성현이 2부 투어를 뛸 때부터 그의 실력을 눈여겨봤다. 박성현이 최상의 컨디션으로 경기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매니지먼트 회사의 역할인 후원 업체 유치, 일정 관리 등을 무료로 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박성현이 국내외 대회에서 착용하는 의류는 빈폴골프가 후원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올해 3월에 빈폴골프와 2년 계약을 맺은 박성현의 연간 계약금은 1억5000만 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넵스 관계자는 “기존 업체와의 계약이 끝난 뒤에 박성현의 의류를 후원하려는 업체들로부터 수많은 러브콜을 받았다”면서 “빈폴골프는 박성현을 상징하는 색깔로 ‘노란색’을 선정한 뒤에 박성현의 시크한 매력을 보여줄 수 있는 다양한 의상을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빈폴골프 관계자는 “노란색은 선수에게 심리적으로 자신감을 주고 낙천적인 태도를 갖게 하는 색이다. 박성현이 실력뿐만 아니라 의상에 있어서도 경쟁 선수들보다 돋보일 수 있도록 만들기 위해 노력 중이다”고 말했다. 박성현의 공과 장갑은 타이틀리스트가, 신발은 나이키골프가 후원하고 있다. 클럽과 캐디백 등을 후원하는 핑골프는 박성현이 지난해 한국여자오픈 골프대회 등 3승을 차지하자 ‘골드 퍼터’를 선물해 눈길을 끌었다.

국내외에서 많은 경기를 치르는 박성현은 차량과 숙박에 있어서도 든든한 후원자를 뒀다. 그는 올해 4월에 아우디의 공식 딜러인 고진모터스와 후원 계약을 체결했다. 당시 박성현은 아우디의 베스트셀링 모델인 ‘아우디 A6’를 전달받아 KLPGA투어 기간에 사용하고 있다. 세계적 비즈니스호텔 체인인 베스트웨스턴은 박성현이 대회 기간 중에 안락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숙박 시설을 제공하고 있다. 넵스 관계자는 “베스트웨스턴은 박성현이 제주도에서 열리는 국내 투어에 참가하거나 유럽 등 해외에서 경기를 할 때 숙박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최근 경기가 좋지 않아 골프 선수들을 후원하겠다는 업체들이 줄어들고 있지만 박성현은 국내 투어 등에서의 맹활약에 힘입어 꾸준한 후원을 받고 있다. 선수 본인도 다양한 업체가 자신에게 도움을 주고 있다는 것에 만족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사람과 같아서는 성공할 수 없다는 의미의 ‘남달라’가 별명인 박성현. 자신의 캐디백에도 ‘남달라’라는 글자를 새겨 놓은 박성현이 올 시즌 KLPGA투어의 각종 기록을 갈아 치우는 동시에 탁월한 성적을 바탕으로 후원에 있어서도 꾸준히 상한가를 칠 수 있을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golf#박성현#lpg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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