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김경문(58) 감독은 5월 마지막 3연전이던 마산 두산전을 앞두고 쉽지 않은 결단을 내렸다. 불펜 주축투수 3명을 한꺼번에 2군으로 내려 보낸 것이다. 김 감독은 지난달 29일 박준영을 1군에서 제외시킨데 이어 30일엔 박민석과 구창모를 동시에 말소시켰다. 이달 1일에는 임정호마저 2군으로 내려 보내 총 4명의 핵심 불펜을 모두 엔트리에서 제외했다.
1~2위 싸움을 벌여야할 상황에서 팀의 허리를 책임지는 선수 4명을 2군에 내려 보내는 어려운 선택이었지만, 김 감독은 크게 개의치 않는 모습이었다.
김 감독은 두산 3연전을 앞두고 “힘들어하는 선수는 바꿔가면서 운영해야 무더운 6~7월을 버틸 수 있다”며 배경을 밝혔다. 당장의 성적보단 여름철 선수들의 체력 관리를 더욱 중요시하는 김 감독의 의중이 담겨있었다. 다수의 불펜이 빠진 경기가 힘들지 않겠냐는 질문엔 “지금으로선 별 수가 없다. 불펜진이 두 달간 경기에 계속 나오면서 피로가 쌓였다”고 말했다.
김 감독이 내려 보낸 4명의 투수는 올 시즌 20경기 안팎에 나서며 불펜 핵심으로 자리 잡은 선수들이다. 박민석은 21경기에서 1세이브 3홀드 1.66을, 열아홉 듀오인 구창모와 박준영은 각각 19경기 1홀드 3.60과 21경기 5홀드 5.40을 기록 중이다. 19경기에서 3홀드를 챙긴 임정호까지 총 12홀드를 합작한 투수들이 빠졌음에도 김 감독은 강제 휴식을 단행했다.
반면 적장인 두산 김태형(49) 감독은 김경문 감독과 조금 다른 생각을 갖고 있었다. 두산 김 감독은 “선수들이 잘해주고 있는 상황에서 굳이 날짜를 정해서 쉬게 할 필요는 없다”라며 잘라 말했다. 이어 “그보다는 불펜진에게 돌아가면서 하루씩 휴식을 주는 것으로 충분하다”고 덧붙였다. 김 감독의 이러한 판단엔 단독선두라는 팀 성적에서 오는 여유도 조금 작용했다. 김 감독은 “(일각의 100승 예상에) 아직 조심스럽다. 선수들에게도 따로 얘기하는 건 없다”면서도 “6월도 지금까지 해왔던 것과 똑같다. 요새 분위기대로 계속 잘됐으면 하는 바람 뿐”이라며 큰 틀의 변화를 조심스러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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