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슬럼프에 빠진 한국 테니스의 에이스 정현(20·한국체대·사진)이 입스와 비슷한 증상을 호소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입스(yips)’란 실패에 대한 두려움으로 호흡이 빨라지고 손에 경련이 일어나는 등 불안해하는 증세를 말한다.
정현을 지도하는 윤용일 코치는 “정현이 평소 예민한 성격에 스트레스를 자주 받는다. 몸에 특별한 이상이 있는 것도 아닌데 포핸드 스트로크를 칠 때 그립이 잘 안 잡힌다는 말을 자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골프에서 퍼팅 입스에 걸리면 아무리 가까운 거리라도 공을 홀에 넣기가 힘들어지듯 테니스 라켓을 이리저리 다르게 잡아 봐도 불안한 마음에 스트로크가 제대로 안된다는 것이다.
지난달 말 프랑스오픈 1회전에서 탈락한 뒤 귀국한 정현은 자신감을 회복하기 위해 대회 출전을 한 달 이상 잠정 중단하기로 했다. 윤 코치는 “진천 선수촌이나 해외에서 훈련에만 집중할 생각이다. 다음 달까지 쉴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 기간 테니스 국가대표 출신인 박성희 퍼포먼스 심리연구소장과의 멘털 트레이닝도 병행할 계획이다. 노갑택 대표팀 감독은 “현재로선 다음 달 인도와 벌일 데이비스컵 2라운드 출전도 쉽지 않아 보인다. 스윙 궤도를 바꾸고 공을 칠 때 몸이 뒤로 눕는 습관 등을 고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올해 초 51위였던 정현의 세계 랭킹은 현재 111위까지 떨어졌다. 8월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자력 출전(64명 참가)도 사실상 무산됐다. 정현은 “난 아직 어리고 갈 길이 멀다. 새롭게 출발하는 계기로 삼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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