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르 드 코리아’ 1구간, 장경구의 외로운 독주 아쉬워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6월 5일 20시 17분


국내 유일의 국제사이클연맹(UCI) 대회 ‘투르 드 코리아(TDK) 2016’이 1229km 대장정의 막을 올렸다. 세계 15개국의 20개 팀(국내 6팀)이 출전한 이 대회는 12일까지 이어진다.

부산 요트경기장을 출발해 경북 구미 낙동강 둔치까지 189.1km를 달린 첫날 경기에서는 서준용(28·국민체육진흥공단)이 4시간26분30초로 3위를 차지하며 개최국의 체면을 살렸다. 각 구간 1~3위는 보너스로 각각 10초, 6초, 4초의 시간을 빼주기 때문에 서준용의 개인종합 기록은 4시간26분26초가 됐다. 1위는 존 아베라스투리 이자가(팀 유키오·일본), 2위는 브렌트 존스(드라팍·호주)가 차지했다.

구간 3위로 UCI 포인트 1점을 보탠 서준용은 올림픽 포인트에서 53점이 되며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출전 가능성을 더 높였다. TDK 각 구간 1~3위는 UCI 포인트 7점, 3점, 1점을 얻는다. 이번 대회는 올림픽 대표 선발전을 겸하고 있는데 현재 김옥철(22·서울시청·59점)이 1위, 서준용이 2위, 정하전(21·서울시청·42점)이 3위를 기록하고 있다. 한국은 리우 올림픽 남자 개인도로에 2명만 출전할 수 있다.

장경구(26·코레일)의 ‘외로운 독주’가 아쉬웠던 1구간이었다. 장경구는 20km 지점부터 선두로 나섰고, 115km 지점부터는 김옥철, 신동현(26·LX한국국토정보공사), 정우호(19·금산 인삼첼로) 등 국내 선수들과 선두 그룹을 형성했다. 선수 그룹 중에서도 가장 앞에 나서 4시간 가까이 달리며 메인 그룹과 한 때 8분 가까이 차이를 냈지만 7km를 남겨 놓고 메인 그룹에 따라 잡혔다. 60km를 남기고 신동현과 김옥철이 뒤로 빠지며 메인 그룹에 합류한데 이어 44km를 남기고 정우호마저 뒤로 처지면서 너무 일찍 혼자 달리게 된 게 발목을 잡았다.

도로 사이클에서는 무리를 지어 달리는 게 힘을 덜 쓴다. 앞에 있는 다른 선수들이 바람을 막아주기 때문이다. 장경구는 “20~30km를 남겨 놓고 승부를 걸어볼 계획이었는데 너무 일찍 혼자가 되는 바람에 힘이 빠졌다. 아직 구간이 많이 남아 있기 때문에 원 없이 달린 것으로 만족한다”고 말했다. 그래도 장경구는 149.6km지점에서 시작된 산악구간(호령고개·1.8km·최고 높이 280m)을 1위로 통과하며 산악왕을 상징하는 ‘레드 폴카 닷 저지’(빨간 물방울무늬 상의)를 입었다. 산악왕은 하루 레이스 중 산악구간의 점수만 더해 수여하는 타이틀이다. 2014년과 2015년에도 이 대회 산악왕을 차지했던 장경구는 “산악왕도 좋지만 구간 우승과 개인종합 우승을 목표로 달리겠다”고 말했다.

김옥철은 23세 미만 가운데 가장 빠른 선수에게 돌아가는 ‘베스트 영 라이더’로 선정돼 ‘화이트 저지’를 입고 2구간을 달리게 됐다. 김옥철은 지난해에도 1구간에서 베스트 영 라이더로 뽑혔다. 김옥철은 “첫날이 중요하기 때문에 공격적으로 달렸다. 남은 구간에서 올림픽 포인트도 추가할 수 있도록 더 신경을 쓰겠다”고 말했다.

도움말: 김성주 객원 해설위원(전 대한사이클연맹 사무국장)

구미=이승건 기자 w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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